PC용 '붉은별' 이어 서버용 붉은별 3.0도 독자구축
외산 종속 탈피 '한국형OS' 개발 장기적 정책 필요

북한이 개인PC용 운영체제 '붉은별'에 이어 서버용 운영체제도 자체 개발한 것으로 확인돼, 매 정권마다 독자 운영체제(OS) 개발이 무산된 우리나라 정책과 대비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IT 강국을 부각시켰지만, 정작 자체 OS는 북한이 먼저 만든 것을 두고, 국내 SW업계는 수년간 반복되고 있는 국내 독자 OS 개발 전략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올해 초 리눅스 기반 자체 PC운영체제 '붉은별 3.0'을 개발했다. 붉은별은 평양에 위치한 북한컴퓨터센터(KCC)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개발을 통해 2010년 북한 내에서 공개한 PC 운영체제로, 기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붉은별 3.0'이 지난 2월 공개됐다. 붉은별 3.0은 리눅스 기반이지만 윈도 SW을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 SW '만능 3.0'이 포함돼 있다.

북한은 PC용 붉은별 3.0에 이어 서버용 붉은별 3.0(붉은별 봉사기용체계 3.0)도 개발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서버용 붉은별 3.0은 보안관리자와 체계관리자를 구분하고, 체계의 완전성을 검사하는 기능, 빠른 설치 기능을 지원한다. 가상화 기능도 지원하며, 서버 통합관리 솔루션 '빛발 3.0'도 포함하고 있다.

SW전문가들은 붉은별 3.0 서버용은 PC용 붉은별처럼 기존 리눅스 배포판을 최적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지만, PC에 이어 서버용 OS까지 독자 OS 환경을 구축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5년 동안 독자 OS 개발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 과학기술처 지원으로 당시 PC 운영체제 MS-DOS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형 OS K-DOS를 개발한 바 있다. 정부는 MS-DOS와 호환성을 갖춘 K-DOS를 2년에 걸쳐 금성소프트웨어, 한국정보시스템 등과 함께 약 12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추가로 50억원을 들여 1992년까지 독자 PC-OS 개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PC시장이 윈도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K-DOS는 MS OS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사장됐다. 이후 정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산 SW 종속을 벗어나기 위해 독자 OS 개발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기획 단계에서 무산됐다.

2011년 지식경제부(현 미래창조과학부)는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에 대항하는 '한국형 모바일 OS'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와 철회됐다.

다시 독자 OS 사업이 주목받은 것은 올해 초 부터다. 미래부는 학계, SW업계, 정부부처 관계자로 구성된 TFT를 운영해 대안 OS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내년 R&D 사업 계획에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SW업계에서는 급변하는 IT환경에 맞춰 OS 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따라잡을 수 있는 OS를 만들려면 정부의 강한 의지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W업계 관계자들은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가 지속돼야 하는 OS 개발의 특성을 무시하고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 추진된 독자 OS 개발이 실패로 이어진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SW업체 관계자는 "MS가 OS 개발에 쏟는 연구비와 인력은 천문학적인 규모인데, 이를 몇 년 안에 따라잡겠다는 생각 자체가 무리"라며 "운영체제나 데이터베이스 등의 IT 인프라는 장기적인 정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정부 주도의 독자 OS 개발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담당부처와 사업계획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독자 OS 개발과 연구를 전담할 기관이 주축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SW업체 관계자는 "OS 종속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SW중심의 사회로 전환의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OS 관련 국내 기업들과 함께 한국형 OS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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