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통장ㆍ임산부 우대 적금ㆍ택시 사업자 대출…
수요 검증받은 상품 모방…은행 `레드오션 전략` 펼쳐

한 은행에서 내놓은 상품이 반응이 좋으면 다른 은행에서 비슷한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는 겹치기 상품이 성행하고 있다. 은행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이미 수요를 검증받은 상품을 모방하는 레드오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생활비 통장, 임산부 우대 적금, 택시 사업자 대출 등 특정 집단을 겨냥한 유사 상품을 판매 중이다.

먼저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시 수수료나 환율 혜택을 주는 통장이 이름만 바꿔 은행들 사이에서 출시되고 있다. 올해 들어 우리은행이 `우리아파트관리비통장', IBK기업은행이 `IBK생활비통장'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출시하고 아파트 주거 고객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은행이 수수료 면제와 함께 적금대출금리 우대 등을 제공하는 `우리집 생활비 통장'을 출시했으며, KB국민은행은 이전에 출시한 `국민아파트생활통장'에 수수료 면제서비스를 신설한바 있다.

또 지난해 `마이 택시 행복대출'을 선보인 신한은행에 이어, 지난달에는 우리은행이 `우리 개인택시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다. 두 대출 모두 최고 3000만원의 한도로 개인택시 사업자의 생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임산부를 겨냥한 적금 상품도 줄을 잇는다. 출산 전 미리 자녀 이름으로 적금을 넣을 수 있도록 하거나, 자녀수에 맞춰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의 `행복맘적금', 우리은행 `우리톡톡비즈적금', 신한은행 `아기플러스 적금', 하나은행 `하나 행복출산 적금' 등이 임산부 특화 상품으로 분류된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의 특성상 상품의 특허를 내기가 어렵고 시장이 한정돼 있어, 겹치기 상품 판매가 관행처럼 자리 잡게 됐다는 입장이다. 다른 은행의 상품이 호응을 얻게 되면 소비자들의 유사상품 문의가 빗발치는 등 경쟁자 입장에서 이를 외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을 활용한 일부 상품들은 특허를 내고 타 은행들이 이를 모방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면서 "다만 금융업이라는 특성상 비슷한 상품들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어 서로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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