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PayPal)의 공동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33세때인 2003년에 창업한 테슬라 모터스가 2008년 순수 전기차인 테슬라(Tesla)를 시판했다. 테슬라S는 시속 0에서 100km까지 발진하는 시간이 4.2초로 포셰911보다 빠르다고 하며, 최고 시속 210km, 한번 충전으로 427km를 달릴 수 있다. 달리는 스마트폰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동차라기 보다는 IT 기기에 가까워 17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모든 동작을 제어한다. 작년 9월 미국의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에서 실시한 정면충돌, 측면충돌, 전복 실험 등 안전성 평가에서 전부분 만점을 받아, 역대 전기자동차 최고 점수인 5.4점을 획득했으며, 미국 전역에 테슬라 충전소 네트워크도 2015년말까지 전국망을 갖춘다고 한다. 주력 모델 테슬라S는 6만달러를 호가하지만 작년보다 55% 상승한 3만 5천대 이상을 올해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10년 6월 17달러에 나스닥 상장된 주식은 2014년 6월 16일 현재 205달러로 무려 12배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엘론 머스크 사장은 전기자동차 시장의 활성화를 위하여 케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특허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현재 20여 개국에서 시판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마치 애플이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한 2008년도 우리나라 정부와 주요 통신 및 전자기기 업체들이 애써 이 기기의 탄생을 외면했을 때와 똑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벌써 기득권 세력의 공모이론(Conspiracy theory)을 의심하고 있다. 즉, 기존의 주력 자동차 제조업체, 정유사, 높은 유류세에 길들여진 정부가 손을 잡고 이 새로운 기술의 탄생을 애써 외면하거나 저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체 등 일부 전자 업체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기술이 대중화 되었을 경우 피해를 볼 기득 세력의 피해가 훨씬 심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파괴적 혁신(Destructive innovation)은 기존 기득권에서 탄생할 수 없는 운명을 갖고 있다. 자신의 주력 제품을 스스로 없애는 자가 당착에 빠지기 때문이다. 세계 10대 혁신 제품으로 각광 받는 카메라와 필름을 개발한 코닥(Kodak)이 스스로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로 망한 것은, 당시 자사내 주력 사업부였던 필름 사업부가 디지털 카메라로 인한 손해를 막고자 의도적으로 이 파괴적 혁신을 저지하고 외면한 대가였다. 현대ㆍ기아차가 이 분야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우리 모두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오랜 기간 기존 자동차 시장의 기술과 유통에 막대한 투자를 수행하지 않은 신진 창업자와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전기자동차 발전에 막대한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기존의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기에는 너무도 매몰비용(Sunk cost)이 크다.

비 자동차 분야의 대기업들도 얼마든지 이 거대한 새로운 파괴적 혁신의 조류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기존 자동차 업체의 부품 공급업체로서가 아니라, 기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야심과 기획력으로 재빨리 이 시장을 선점하여야 할 것이다. 삼성은 애플을 빨리 따라잡는 데 성공했지만 스마트폰 이후 공략할 새로운 제품을 아직 찾지 못한 듯 하다. 2008년처럼 애플과 같이 또렷한 1등 기업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인가? 한 해 전 세계 8천만대씩 증가하는 자동차 시장의 조류도 스마트폰처럼 하루 아침에 뒤바뀔 수 있다. 5년 후를 미리 내다보는 혜안과 용기를 갖춘 새로운 모험가는 우리나라 어디에 있는가?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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