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이후 100억원 대출…대출금 전액 받기 어려울듯
세월호 선체보험 일부 충당…파산신청땐 회수 의미 없어

산업은행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대한 대출금 회수에 나섰지만, 청해진 해운의 보유 자산이 대출금을 갚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청해진해운이 가입한 세월호 선체보험으로 대출금 일부를 충당할 수도 있지만, 대출금 전체를 회수하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청해진해운이 파산을 신청하면 회수금액은 더욱 낮아져, 사실상 회수가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청해진해운이 산업은행에 갚아야 할 대출금은 169억원에 달한다. 특히 청해진해운은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여 간 법정관리를 받았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2012년 세월호를 담보로 청해진해운에 다시 100억원을 대출해줬고, 세월호 사태 이후 원금은커녕 이자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청해진해운의 경영상태를 감안했다면 대출이 어렵거나 금액이 매우 작았을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이를 모두 감안하고 (청해진해운에) 100억원의 대출을 실행한 만큼 일부를 회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에 기한이익상실예정 통지서를 최근 발송했다고 25일 밝혔다. 기한이익상실예정 통지서는 금융사가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해, 대출원금을 갚을 준비를 하라고 알리는 일종의 독촉장이다. 청해진해운은 최근 항로 면허가 취소돼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됐고, 이는 은행권에서 판단하는 영업부적격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청해진해운은 이 통지서를 받은 후 10일 안에 대출금 상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3영업일 이내에 대출금 환수절차가 시작된다고 산업은행은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의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이 가입한 113억원 상당의 선박보험금이 지급되면 대출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보험은 메리츠화재 78억원(68.4%), 해운조합 36억원(31.6%)을 보유하고 있다.

매리츠화재 관계자는 "현재 세월호의 불법 구조변경 여부와 회복력 유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 보험금과 관련한 내용은 언급하기 이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산업은행은 대출금 일부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의 대출금 중) 일정부분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세부적인 액수는 (대출금) 회수 절차를 밟아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대출금을 100% 회수하려면 청해진해운의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자산의 실제 가치는 낮다. 청해진해운의 자산은 330억원이다. 이 중 선박이 240억원이고, 토지의 장부가액도 약 7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세월호는 자산 가치가 없고 오하마나호를 비롯한 다른 선박도 감가상각이 많이 돼 실제 자산 가치는 매우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는 청해진해운이 파산신청을 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청해진해운이 법정관리 신청 시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법인파산 전문가는 "대출금 상환 능력이 없는 청해진 해운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면서도 "법정관리를 신청해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아 청산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서영진ㆍ신동규기자 artj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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