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공룡들 “느낌 아니까∼” 인공지능으로 시스템 혁신
전문가 영입ㆍ기업 M&A 등 가속화 디지털 개인비서ㆍ무인자동차 개발
데이터 분석… 사람 감정까지 이해

사람과 같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계를 구현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이 거대 IT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 IT기술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처리해야 할 정보와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IT가 복잡한 사회와 산업시스템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보다 정교하고 지능적으로 작동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IBMㆍ마이크로소프트ㆍ애플ㆍ구글ㆍ페이스북 등 대표 IT업체들이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공지능 분야 세계적 석학들을 직접 고용하고, 사람처럼 작동하는 컴퓨터 개발에 대규모 연구자금을 투입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라'=거대 IT공룡들과 신생기업들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기 전에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컴퓨터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이미 이미지를 인식하고 사람의 말을 번역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달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제 기계에 인간 뇌의 능력을 접목, 무인자동차나 무인기가 거리나 공중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교통상황을 직관적으로 예측하고, 문장이나 대화 속에 숨은 의도를 파악해 고객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예상하는 등 보다 복잡한 작업을 처리하는 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최근 몇 달간 저명한 인공지능 연구자들을 잇따라 영입했습니다. 얀 레쿤(Yann LeCunn) 미 뉴욕대학 교수를 인공지능팀 책임자로 발탁하고, 구글 출신 전문가도 채용했습니다. 구글 역시 수년간 인공지능 분야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스탠퍼드대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 캐나다 토론토대의 제프리 힌튼 교수 등이 구글이 구현하려는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이 있는 신경네트워크 시스템' 개발에 참여해 왔습니다.

◇인공지능 기업은 M&A 우선 후보=구글은 한발 더 나아가 이미지 인식, 전자상거래 추천, 비디오게임 등과 관련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영국 신생업체 딥마인드를 지난 1월 4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지난 3월 이미지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실리콘밸리 신생기업 비카리우스(Vicarious)에 개인적으로 투자했습니다. 비카리우스는 인간의 두뇌에서 언어와 수학 같은 인식 기능을 주관하는 신피질(neocortex)을 재현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비서같이 똑똑한 '스마트 캘린더' 모바일앱을 개발하는 템포AI사의 라이 싱(Raj Singh) CEO는 "내가 아는 모든 벤처캐피털들은 지난 18개월 동안 인공지능, 로보틱스, 또는 관련 분야 기업 최소 한 곳에 투자를 했다"고 밝힙니다. 템포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용 핵심 기술을 개발했고, 여러 인공지능 신생기업을 탄생시킨 스탠퍼드연구소(SRI)에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능적인 '디지털 개인비서' 개발 붐=디지털 개인비서 시장을 잡기 위해 템포 외에도 애플 시리,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 등이 경쟁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일정과 연락처, 이메일 등에서 적절한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까지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애플은 시리 기능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압델 라만 모하메드 토론토대학 교수는 "애플이 최근 이 분야 전문가들을 확충하고 있다"며 "조만간 시리 기능이 상당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게시물이나 좋아하는 취향을 이해해 보다 적합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향상된 얼굴인식 알고리듬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구글과 경쟁, 12억명 가입자의 지식과 식견을 이용해 이용자 질문에 적합한 답을 제공하는 기능도 구현할 예정입니다.

주커버그는 최근 애널리스트들에게 "인공지능을 이용,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의 취지를 이해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가지고, 이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구글ㆍMSㆍ야후ㆍ중국 바이두 등도 비슷한 방향을 세웠습니다.

◇뇌ㆍ신경모방 칩ㆍ컴퓨터 개발도=IBM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는 왓슨 컴퓨터 개발에 1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왓슨은 지난 2011년 2월 유명 TV 퀴즈쇼 '제오파디'에 출연해 인간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거뒀습니다.

퀄컴은 인지기능을 갖춘 인간 뇌 모방 컴퓨터칩 '제로스(Zeroth)'를 올해중 선보이고 내년께 양산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 칩을 탑재한 로봇은 시연에서 과거에 본 적 없는 대상도 다른 대상과의 유사성을 파악해 인식했습니다. 사람과 유사하게 미리 프로그램을 입력해두지 않아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황판단을 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이 칩을 적용하면 오감데이터 처리나 이미지 인식기능을 갖춘 휴대폰이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구글은 음성인식 검색, 구글 나우, 지도서비스, 무인자동차 프로젝트 등에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채택했습니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지난 3월 열린 테드 콘퍼런스에서 "컴퓨터공학과 신경과학을 잇는 흥미로운 작업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전 프로그래밍 없이 고양이를 인식하고 게임을 하는 컴퓨터 시스템 영상을 시연했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어떤 패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미리 프로그래밍해두지 않아도 컴퓨터 네트워크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거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인식하는 '심화학습'의 새 장을 열겠다는 각오입니다. 컴퓨터 네트워크가 인간 뇌 신경망이 작동하는 것과 유사하게 당면한 문제를 몇 개 단계로 쪼개 처리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1980년대에 고안됐지만 최근 컴퓨팅 성능이 폭발적으로 개선되고 데이터 양이 늘어나면서 최근 몇 년간 가능성이 폭발적으로 커졌습니다.

컴퓨터가 이런 능력을 갖게 되면 사용자가 간단한 질문만 던져도 알아서 원하는 답을 주고, 사용자의 취향을 미리 파악해 알맞은 광고를 전달하는 등 지능형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와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등 세계적 석학 4명은 최근 영국 인디펜던트지 기고문에서 "인공지능이 인류 문명에 가져올 혜택과 위험성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대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계가 나를 파악하고 맞춤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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