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컴퓨터 프로그래밍ㆍSI 등 중심… 법정 구속력 향상 기대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보기술(IT) 등 신성장 분야의 성장을 제약하는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높이기 위한 법령 개선에 착수해 주목된다. IT 등 신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하도급법 적용이 필요한 업종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통합(SI) 등 IT 업종을 중심으로 관리업종, 인쇄출판업 등에서 만연한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한 구속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하도급법 집행을 통해 공정거래질서 확립이 시급한 용역위탁 범위에 대한 연구' 용역 사업을 공고하고 연구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서비스업은 최근 양ㆍ질적으로 급속히 확대됐지만, 하도급법에 서비스업이 포함된 2005년 이후 법 적용 대상의 추가ㆍ변경이 전무해 입법적 공백이 발생해 왔다는 지적에 계속돼 왔다. 공정위는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서비스 산업 중 하도급법 적용이 필요한 업종을 새롭게 발굴하고, 이들 업종에 대한 심층분석을 거쳐 그간 입법 공백이 발생했던 분야에 대해 법 집행력과 속도를 더욱 높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행 하도급법 및 고시 등에 명시된 서비스업종은 지난 2005년 이후 변동이 없었고, 표준산업분류 상의 분류와 개별 법령이 규정하고 있는 업종에도 차이가 있었다. 공정위가 하도급법 상 용역위탁으로 규율하고 있는 업종은 소프트웨어(SW), 방송, 광고 등 지식정보성과물 수준에 그쳐 변화하는 산업환경과 업종마다의 산업 특성을 빠르게 파악해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법제연구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신사업 업종인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분야에서도 인쇄출판업, 통신업, 컴퓨터 프로그래밍ㆍ시스템통합(SI) 및 관리업과 정보서비스업의 일부가 제외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정위가 SI 업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도급법을 정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SI업체는 대기업의 주요 계열사로 전산을 비롯 IT시스템 전반의 관리를 총괄하고 있어 대기업과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차기 후계구도와도 밀접하다.

그간 SI업계에서 불공정 하도급 거래가 만연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 측은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신사업에 대한 시장규모와 거래구조, 경쟁상황 및 산업특성 등을 명확하게 파악해 빠른 집행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내에서 오랜 기간 지속됐던 관행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특성 자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만큼 조치가 늦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연구 용역 사업자를 선정하지 않았지만, 이르면 오는 10월 이전에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법개정 사항이 아닌 고시 개정 사항인 만큼, 적어도 재검토기한이 다가오는 내년 8월 이전까지는 정비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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