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찻잎에 유기농 설탕ㆍ꿀로 단맛
업계 첫 전 제품 공정무역 인증 얻어
어니스트 티의 기적/세스 골드먼 지음/부키 펴냄/288쪽/1만5000원
편법과 과장이 난무하는 세태 속에서도 착한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말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은 1012개로 1년 새 238개가 늘었고 종사자 수도 2만2533명에 달했다. 그러나 자생력을 갖춘 곳은 거의 없고 정부 지원이나 사람들의 선의에 기대 근근히 운영되는 상황이다.
착한 성공은 아직 먼 이야기일까?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미국 음료 제조사 '어니스트 티'가 여기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신간 '어니스트 티의 기적'은 보온병 5개로 출발해 15년 만에 1억병 판매,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 '기적'같은 성공을 이룬 어니스트 티의 좌절과 환희의 순간을 담은 비즈니스 만화다. 다국적 거대기업이 지배하는 음료산업에서 정직한 비즈니스로 성공한 이들이 착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그들이 착한 성공을 고집한 배경의 핵심에는 창업자 정신이 있었다. 어니스트 티의 공동창업자인 세스 골드먼과 배리 네일버프는 예일대 경영대학원 사제지간으로, 창업할 때부터 정직한 비즈니스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TEA-EO'인 세스는 늘 세상이 보탬이 되는 일을 꿈꿔 여러 NGO에서 활동했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 사회책임펀드로 유명한 캘버트 투자회사에서 일하면서 비즈니스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도구임을 깨달았다. 창업 당시 회장을 맡은 배리는 유명한 게임이론 전문가로도 활동했는데, 현장과 상아탑의 괴리를 메우고 월등히 뛰어난 제품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더 낫게 해주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다.
그들의 화려한 배경, 그리고 넘치는 열정과는 상반되게 어니스트 티의 시작은 보잘 것이 없었다. 1998년 음료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두 사람이 주방에서 차를 우려내 보온병 5개에 담은 시제품으로 유기농 슈퍼마켓에 첫 납품 계약을 따냈다. 그 해 매출은 25만달러. 도대체 무엇이 특별했을까? 어니스트 티는 좋은 찻잎을 좋은 물에 직접 우려내고, 값싼 액상과당 대신 유기농 설탕과 꿀로 단맛을 냈다. 칼로리도 기존 음료의 1/6이 안됐다. 아이들을 위해서 기존 카프리썬의 절반도 안 되는 칼로리의 '어니스트 키즈'도 만들었다.
이를 시작으로 유기농과 공정무역 원료를 점점 늘려 2004년에는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유기농 및 공정무역 인증을 받았다. 차에 뿌린 농약은 차를 마시는 소비자뿐 아니라 찻잎을 따는 생산자에게도 해롭고 주변 생태계까지 파괴하기에 이들의 음료는 환영을 받았다. 또 공정무역을 통해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등 생산지에 35만달러 이상을 환원하는 등 진정한 파트너십을 실천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어니스트 티는 제품이 팔리고 난 뒤까지 고려했다. 어린이 음료인 어니스트 키즈를 출시할 당시엔 포장재로 쓴 파우치를 최초로 업사이클링했다. 더 나아가 이 아이디어를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로 독점하지 않고 카프리썬을 비롯한 다른 업체들에게 개방해 1억4000만개 이상의 재활용을 이끌어 냈다.
어니스트 티의 정직한 성장은 업계의 주목을 받아 코카콜라에 인수되기에 이른다. 코카콜라는 2008년 어니스트 티의 지분 40%를 매입한 뒤 3년 후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한다. '착한' 어니스트 티와 '공룡' 코카콜라의 조합은 많은 논란을 빚었다. 이에 어니스트 티 측은 코카콜라의 강력한 유통력을 빌어 어니스트 티의 정직한 가치를 더 널리 퍼뜨리겠다는 뜻을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코카콜라 CEO인 무타 켄트 역시 "어니스트 티를 코카콜라처럼 만들자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코카콜라를 어니스트 티처럼 운영해 보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지금까지 이 인수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어니스트 티의 가치와 철학,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어니스트 티의 기적'은 어니스트 티가 창업한 후 성장기를 거쳐 하나의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사업의 전 과정을 한 눈에 보여주는 창업 교과서다.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졸업생이라는 이력에 어울리게 'MBA 강의실 투어'를 통해 경제학 이론이 실제 시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회사 성장단계마다 배운 소중한 교훈도 조목조목 짚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만화라는 형식을 빌어 기업의 성장과정을 시각적으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기업경영 스토리는 많지만, 이처럼 비즈니스 만화는 최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유정기자 clickyj@
업계 첫 전 제품 공정무역 인증 얻어
어니스트 티의 기적/세스 골드먼 지음/부키 펴냄/288쪽/1만5000원
편법과 과장이 난무하는 세태 속에서도 착한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말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은 1012개로 1년 새 238개가 늘었고 종사자 수도 2만2533명에 달했다. 그러나 자생력을 갖춘 곳은 거의 없고 정부 지원이나 사람들의 선의에 기대 근근히 운영되는 상황이다.
착한 성공은 아직 먼 이야기일까?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미국 음료 제조사 '어니스트 티'가 여기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신간 '어니스트 티의 기적'은 보온병 5개로 출발해 15년 만에 1억병 판매,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 '기적'같은 성공을 이룬 어니스트 티의 좌절과 환희의 순간을 담은 비즈니스 만화다. 다국적 거대기업이 지배하는 음료산업에서 정직한 비즈니스로 성공한 이들이 착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그들이 착한 성공을 고집한 배경의 핵심에는 창업자 정신이 있었다. 어니스트 티의 공동창업자인 세스 골드먼과 배리 네일버프는 예일대 경영대학원 사제지간으로, 창업할 때부터 정직한 비즈니스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TEA-EO'인 세스는 늘 세상이 보탬이 되는 일을 꿈꿔 여러 NGO에서 활동했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 사회책임펀드로 유명한 캘버트 투자회사에서 일하면서 비즈니스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도구임을 깨달았다. 창업 당시 회장을 맡은 배리는 유명한 게임이론 전문가로도 활동했는데, 현장과 상아탑의 괴리를 메우고 월등히 뛰어난 제품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더 낫게 해주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다.
그들의 화려한 배경, 그리고 넘치는 열정과는 상반되게 어니스트 티의 시작은 보잘 것이 없었다. 1998년 음료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두 사람이 주방에서 차를 우려내 보온병 5개에 담은 시제품으로 유기농 슈퍼마켓에 첫 납품 계약을 따냈다. 그 해 매출은 25만달러. 도대체 무엇이 특별했을까? 어니스트 티는 좋은 찻잎을 좋은 물에 직접 우려내고, 값싼 액상과당 대신 유기농 설탕과 꿀로 단맛을 냈다. 칼로리도 기존 음료의 1/6이 안됐다. 아이들을 위해서 기존 카프리썬의 절반도 안 되는 칼로리의 '어니스트 키즈'도 만들었다.
이를 시작으로 유기농과 공정무역 원료를 점점 늘려 2004년에는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유기농 및 공정무역 인증을 받았다. 차에 뿌린 농약은 차를 마시는 소비자뿐 아니라 찻잎을 따는 생산자에게도 해롭고 주변 생태계까지 파괴하기에 이들의 음료는 환영을 받았다. 또 공정무역을 통해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등 생산지에 35만달러 이상을 환원하는 등 진정한 파트너십을 실천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어니스트 티는 제품이 팔리고 난 뒤까지 고려했다. 어린이 음료인 어니스트 키즈를 출시할 당시엔 포장재로 쓴 파우치를 최초로 업사이클링했다. 더 나아가 이 아이디어를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로 독점하지 않고 카프리썬을 비롯한 다른 업체들에게 개방해 1억4000만개 이상의 재활용을 이끌어 냈다.
어니스트 티의 정직한 성장은 업계의 주목을 받아 코카콜라에 인수되기에 이른다. 코카콜라는 2008년 어니스트 티의 지분 40%를 매입한 뒤 3년 후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한다. '착한' 어니스트 티와 '공룡' 코카콜라의 조합은 많은 논란을 빚었다. 이에 어니스트 티 측은 코카콜라의 강력한 유통력을 빌어 어니스트 티의 정직한 가치를 더 널리 퍼뜨리겠다는 뜻을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코카콜라 CEO인 무타 켄트 역시 "어니스트 티를 코카콜라처럼 만들자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코카콜라를 어니스트 티처럼 운영해 보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지금까지 이 인수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어니스트 티의 가치와 철학,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어니스트 티의 기적'은 어니스트 티가 창업한 후 성장기를 거쳐 하나의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사업의 전 과정을 한 눈에 보여주는 창업 교과서다.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졸업생이라는 이력에 어울리게 'MBA 강의실 투어'를 통해 경제학 이론이 실제 시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회사 성장단계마다 배운 소중한 교훈도 조목조목 짚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만화라는 형식을 빌어 기업의 성장과정을 시각적으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기업경영 스토리는 많지만, 이처럼 비즈니스 만화는 최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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