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ㆍ새 통계기준 적용 영향
숫자상 개선… 체감경기 괴리 여전

작년 1인당 GNI 2만6205달러 `최고`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6205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당초 예상을 웃도는 3.0%를 달성했지만 실제 경기가 회복됐다기보다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새로운 통계기준 적용에 따른 착시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우선 지난해 1인당 GNI의 증가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의 덕이 크다.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6205달러로 전년에 비해 6.1% 늘었으나 이는 달러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지난해 원ㆍ달러 환율이 연평균 2.8% 절상된 것을 감안해 원화로 환산하면 1인당 GNI는 2869만5000원으로 3.1% 증가해 2012년(3.3%) 증가율보다 낮다.

명목 국내총생산(GDP)도 마찬가지로 달러 기준으로는 6.7% 늘어난 1조3043억달러를 올렸으나 원화를 기준으로 하면 1428조3000억원으로 전년의 1377조5000억원보다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국민계정체계(SNA) 기준을 기존 `1993 SNA'에서 `2008 SNA'로 변경하고 기준년을 2005년에서 2010년으로 바꾼 것이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은 측은 새로운 기준에 따라 지난해 실질 GDP 증가율이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2.8%)보다 높아진 3.0%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로운 기준 적용에 따라 K팝을 비롯한 음악, 드라마, 영화, 문학 등 창작품의 제작비와 기업 및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출이 무형고정투자(지적재산권)에 편입됐다. 정부의 소비지출로 인식되던 전투함, 군함 등 일부 무기시스템도 자산으로 처리됐다. 이는 그동안 중간 비용의 형태로만 일회적으로 GDP에 반영됐던 항목들로, 이번에 무형고정투자에 편입돼 매년 감가상각되면서 그만큼의 부가가치가 GDP에 추가된 셈이다.

한은 측은 "새 국제기준 적용에 따른 2010년 명목 GDP 증가효과(베이스업률)가 5.1%포인트로 나타났다"며 "이번 개편으로 GDP 통계의 현실 반영도를 높여 경제 실상을 좀 더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계기준 개편으로 국민들의 불신만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득 규모를 키워 숫자상으로 경제지표를 개선했을 뿐,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와 여전히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 경제지표 호조에도 설비투자는 부진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0년 22.0%, 2011년 4.7%, 2012년 0.1% 등으로 둔화하다가 지난해에는 -1.5%를 기록했다. 국내총투자율은 전년보다 2.0%포인트 하락한 28.8%였다. 2000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30%대 초반을 유지하던 국내총투자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했다.

민간소비도 개선되고는 있으나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전년보다 2.0% 늘어 정부소비 증가율(2.7%)을 밑돌았다. 정부가 역점을 둬온 서비스업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하락했다. GDP 대비 서비스업 비중은 2003~2004년(59.9%→58.5%)을 제외하곤 매년 커졌으나 2008년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뒤 2012년 59.5%, 2013년 59.1%로 감소했다. 1인당 GNI에서 1인당 PGNI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56.1%로 전년(55.4%)보다 늘어났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62.6%(2012년 기준)에 비해선 크게 낮다.

한민옥기자 m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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