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용 제품인 오라클 유리하게 발주
관세청“비용절감 된다면 국산도 관계없어”

올 상반기 공공 IT 최대어로 불리는 관세청 차세대 사업이 다음주 입찰 마감을 앞둔 가운데 특정 외산 소프트웨어(SW)를 밀어주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청은 최근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구축(2단계)사업'을 발주했고 12일에 입찰을 마감한 후 4월 중순 경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관세청 차세대로 불리는 이 사업은 13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공공 IT사업이다. 지난해 시스템 설계, 분석을 위해 1단계 사업을 진행했고 이번 2단계 사업은 하드웨어와 SW 등 각종 장비를 투입해 시스템을 설계하는 본 사업으로 향후 2년간 진행된다.

그런데 최근 관세청이 공개한 사업 발주서 내용에 특정 SW를 밀어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SW 도입 내용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다.

이번 사업 발주서에서 관세청은 SW를 도입할 때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SW를 재활용하거나 기존 SW를 폐기하고 아예 신규로 도입하는 방식을 요구했다. 만약 SW를 재활용할 경우에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한 종으로 통합(기존 SW와 동일한 제품)해 제안할 것을 못박았다.

현재 관세청은 대부분 오라클 DBMS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만약 사업을 제안하는 IT서비스 업체들이 기존 오라클 DBMS를 재활용하겠다고 결정하면 오라클 외의 제품은 제안할 수 없다. 관세청이 DBMS를 한 종류로 제한했기 때문에 오라클 외에 다른 제품을 함께 제안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업 제안서가 외산 DBMS 제품인 오라클 제품을 밀어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관세청 담당자는 "이번 차세대 사업은 총 16개로 분산된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어서 여러 가지 DB를 사용하기가 힘들다"며 "만약 제안 업체가 SW를 재활용해서 구축하는 것보다 아예 새로운 SW를 도입하는 게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제안해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을 제안하는 업체들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외산 SW를 쓰라는 '암묵적인 신호'로 읽고 있다. SW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DBMS가 오라클로 구성된다면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연관 SW들도 모두 오라클이나 연동이 편리한 외산 제품을 선정해 사업을 제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관세청에서 제시한 성능 요건을 충족하고 가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국산이든 외산이든 관계없다"며 외산 밀어주기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해 1단계 사업은 LG CNS 컨소시엄이 수주했으며 이번 2단계 사업에는 LG CNS를 비롯해 현대정보기술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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