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경영 공백 장기화
최재원도 3년6월형…수펙스추구협의회 긴급 개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결국 징역 4년형의 실형이 확정됐다. SK그룹의 경영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 졌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27일 45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에 대해 징역 4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역시 횡령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3년6월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공모사실을 인정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김원홍에 대한 증인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조치가 증거 채택에 관한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까지 평가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최 수석 부회장,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 등과 공모해 SK계열사 펀드 자금 중 선지급 된 450억여원을 개인 투자금으로 쓰기 위해 횡령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1월 31일 법정 구속된 바 있다.

최 회장은 1심에서는 "펀드 조성 사실조차 몰랐다"며 혐의 자체를 부인했고, 이후 항소심에서는 김 전 고문과 펀드 운용사인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공모해 꾸민 일이며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최 회장의 바뀐 진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고, 특히 항소심 판결 전날 최 회장 측이 요청한 김 전 고문에 대한 증인신문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SK그룹은 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회장 형제가 추진했던 신규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법원 판결 직후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긴급 개최했으며, 각 계열사 CEO들은 그룹 회장 형제의 경영 공백 장기화가 본인들이 직접 진두지휘했던 대규모 신규 사업 및 글로벌 사업 분야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업 정착 노력, 글로벌 국격 제고 활동 등 최 회장이 중점을 둬왔던 활동들이 이번 선고로 중단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모인 CEO들은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SK가 돼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위기 극복에 만전의 노력을 다하기로 결의했다고 그룹 측은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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