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여파 신제품 출시일정 못잡고 `갈팡질팡`
경영계획 수정도 불가피…“상반기 날렸다” 쓴웃음

카드업계 전체가 `개점 휴업' 모드로 돌입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여파가 사태를 일으켜 3개월 간 신규 영업을 정지 당한 3개사 뿐 아니라 카드업계 전체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당장 올해 신제품 출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월별ㆍ분기별 매출 계획 등 연초에 잡은 경영 계획의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카드사들은 통상 1년에 2회 정도 신제품을 선보인다. 신제품을 내지 않더라도 기존 상품에 새로운 혜택을 포함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카드를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한다. 하지만 이번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카드사들의 영업, 마케팅실, 상품개발실 등 전 유관 부서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일으킨 3개사는 물론, 이번 사태에서 빗겨나 있는 카드사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경쟁사들의 3개월 영업정지가 미칠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분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챕터2'로 카드 라인업에 대대적 혁신을 가한 뒤 올해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현대카드나 `숫자카드' 이후 새 라인업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상품 개발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카드 모두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관측이다.

KT의 자회사인 비씨카드는 이강태 전 태표가 사임하면서 수립했던 경영계획을 제로베이스 상태에 놓고 새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전임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모바일 카드, 그린카드, 해외진출 사업 등이 `안개 속'으로 돌입했다는 평가다.

우리카드도 신제품 출시 일정을 하반기 이후로 잠정적으로 미뤄둔 상태다. 지난해 4월 은행에서 분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인하는 한 해가 되야 하는 시점에 카드 정보유출 사태가 터지자 상반기 신제품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분사 이후 아직 눈에 띄는 신상품을 선보이지 못해 더욱 애가 탄다.

한 카드사 상품개발실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경쟁사의 상품 판매고 등을 보며 신상품 개발에 몰두할 시기에 어찌할지 몰라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장사는 다 했다는 자조와 불안감이 전 카드업계를 엄습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탈회 회원이 도합 85만명에 육박한 카드3사의 경우 일시적인 매출 타격이 큰 상태지만 아직까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기존 조직 규모를 잘 유지해야 사태가 정상화된 후 다시 영업 및 마케팅 경쟁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카드사의 한 임원은 "국내 1인당 카드 보유 개수는 평균 5.5장일 정도로 카드업계는 포화를 넘어서 과당 경쟁상태"라며 "남들만큼 영업, 마케팅, 신상품 부문 등 전 부문에서 꾸준하게 경쟁해야 점유율과 고객 숫자를 겨우 유지할 수 있는 업계의 특성상 인원을 쉽사리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규기자 d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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