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폐소화ㆍ브라질 헤알화 등 가치 급락
이번주 고비…금융불안 확대땐 한국도 부담

■ 미 2차 양적완화 축소 후폭풍 어디까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후폭풍에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향후 전개될 방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계 주요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이어지면서 한국도 그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통화가치와 주식시장이 동반 급락했다.

3일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 여파로 출렁였다. 무엇보다 신흥국 통화불안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기준으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달러당 2.2727리라로 0.71% 하락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가치는 0.62%,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0.27% 각각 내렸다. 인도 루피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 역시 각각 0.06%와 0.09% 떨어졌다.

앞서 신흥국 금융위기의 근원지로 손꼽히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18.63%가 하락했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지난해 15.11% 떨어진데 이어 설 연휴 전인 지난달 27일에는 달러당 2.4626헤알로 마감해 5개월만에 가장 크게 급락했다.

한국의 원화가치도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14.1원 오른 1084.5원에 거래를 마치며 급격히 하락했다. 1거래일 만에 환율이 14원 넘게 폭등한 것은 지난 2013년 6월 20일(14.9원) 이후 약 7개월만이다.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 225)는 1만4619.13으로 1.98% 떨어졌고 토픽스지수는 1196.32로 1.99% 급락했다. 또 인도 센섹스지수는 2만0376.81로 0.67% 하락했고 싱가포르 ST지수는 2,993.58로 1.11% 떨어졌다. 한국 코스피지수 역시 21.19포인트 하락한 1919.96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 금융불안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잠재울만한 변수가 현재로서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주를 고비로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차츰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나 터키, 남아공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섰던 반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헤알화 절하에도 아직 정책적 대응에 나서지 않았는데 이는 환율이 인위적으로 방어하지 않더라도 정상화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며 "신흥국 통화의 하락 기조도 이번 주 이후 차츰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헤알화의 추가 하락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 회복신호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데다 수출 경기도 악화를 우려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통계청 발표자료를 통해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상승 등 경기회복 시그널이 포착되고 설비투자 증가 등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한 실뢰할 만한 시그널도 나타나고 있다"며 "1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축소됐지만 이는 통상 1월에 반복되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수출 경기에 대한 근본적인 악화를 반영한 것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강도가 높아지면서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으로 나갔던 자금이 선진국으로 되돌아오는 기조가 명확한 만큼,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 경우 대외불안이 연중 상시화하면서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결국 한국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OMC가 남긴 것은 매 회의마다 100억달러 이상의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며 특히 신흥국 시장 및 경제는 본인들 스스로 위기를 감당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글로벌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라 오히려 신흥국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이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민옥ㆍ박세정기자 mohan@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