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혼수가전이라고 하면 TV 냉장고 세탁기가 대세였다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에어컨 및 제습기나 가습기 등 소형가전이 혼수가전의 필수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최근 대한민국 기후 변화에 기인한 부분이 크다.

여름의 무더위와 습기, 겨울의 건조함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것보다는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생활가전의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기후의 공격도 점차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서울의 7월 평균 기온은 25.4도, 습도는 80%였다. 2012년 비교하면 평균 기온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평균 습도가 6%포인트나 높아졌다. 평년(1981~2010년)과 비교했을 때 기온은 0.5도, 습도는 1.7%포인트 각각 상승했으며 올해도 이러한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미세먼지, 황사 등 대기공기의 질이 나빠지면서 아토피 피부염과 비염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어느 산업분야든 깨끗한 공기와 적절한 습도유지에 대한 접목과 고민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과 기후의 변화에 대한 기업의 고민은 에어컨 분야에서 가장 확연히 드러난다. 과거 더위를 쫓는 시원한 바람으로 소비자들에게 소구했던 에어컨이 이제 황사와 미세먼지를 얼마나 완벽하게 걸러주는지, 여름철 습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잡아주는지 등이 새로운 선택 고려사항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여름 한철 가전이 아닌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는 필수가전으로 변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국내 공기의 질이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 1월부터 에어컨 제조사들이 연이어 신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공기청정기능, 냉방 없이 단독 제습기능, 힐링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기능 등 다양한 멀티 기능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올해 유난히 공기청정기능과 제습기능을 강조하는 업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냉방력이 우선이던 에어컨이 이제는 실내 공기를 책임지는 에어 콘트롤러(Air Controller)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에어컨에 어떤 기능이 추가될지는 환경과 기후의 변화에 달린 듯 하다.

조영미 디애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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