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ㆍITㆍ소재 등 전자출신 포진… 이부진-건설, 이서현-패션 ‘윤곽’
■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삼성그룹이 2014년 사장단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경영 승계와 관련해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이재용ㆍ이부진ㆍ이서현 3남매로의 경영 승계 작업이 윤곽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전자ㆍ소재ㆍIT 분야에서 이 부회장의 영향력이 보다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2일 사장 승진 8명, 이동ㆍ위촉 업무 변경 8명 등 총 16명 규모의 201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 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서현 사장은 언니인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리조트ㆍ건설 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 겸 호텔신라 사장과 에버랜드에서 한배를 타게 됐다. 이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인수한데 따른 후속 인사로, 이서현 사장이 향후 삼성그룹의 패션 사업부문의 경영을 승계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으로 점쳐졌던 이부진 사장은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향후 삼성에버랜드ㆍ삼성물산ㆍ삼성중공업ㆍ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부문 계열사의 사업 조정 결과에 따라 이부진 사장이 삼성그룹의 건설 사업을 물려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겉으로 드러난 변화는 없다. 이 부회장이 지난 2013년 정기 인사에서 사장(COOㆍ최고운영책임자)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혔다면 올해 인사에서는 후계구도에 확실한 방점을 찍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재용 사람 즉 삼성전자 출신이 각 계열사 CEO로 대폭 임명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조남성ㆍ원기찬ㆍ이선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각각 제일모직, 삼성카드ㆍ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로 내정됐고,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삼성SDS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삼성전자의 성공 경험을 계열사로 전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이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과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도 세대 교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정기 인사에서 3세 경영 승계의 방향성이 드러났으나, 실질 승계까진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3남매는 경영 수업을 지속하면서 본격 검증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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