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등 주요정보 설문조사… 정보 정확도 불분명
업계조차 “신뢰도 의문”… 정확한 실태조사 시급
정보보호 시장의 유일한 시장조사 자료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심각한 시장 왜곡 현상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 이하 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산업실태조사' 얘기다.
5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2013 정보보호산업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 해 국내 보안산업 관련 매출, 수출, 수입, 인력, 기술개발 및 경쟁력 등 산업기초 현황조사와 관련 시장 동향을 조사한다. 지난 10월부터 시작됐으며 내년 초는 돼야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 조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매년 실시하는 것으로, 국내 유일의 보안산업 실태조사다. 정부의 연간 예산 집행, 정책 설정이나 국회의 법률 마련도 이 자료를 기초로 진행돼 자료의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조사의 `생명'인 신뢰도가 엉망이라는 점이다. 보안업계 다수의 관계자들은 "협회에서 진행하는 조사는 실제 산업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전혀 정확하지 않고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조사 방식이 `설문조사'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조사결과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보안업계 상장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도 얼마 전에 이 조사지를 받아서 직접 작성했다. 그나마 우리는 상장 업체이기 때문에 매출이나 인력 등을 허투루 기재할 수 없고 정확하게 기재했다"면서 "그런데 대다수 업체들은 (상장을 하지 않아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실적을 기재할 의무조차 없어 상당히 부정확한 내용을 기재한다. 결국 조사결과에 심각한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며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A사의 경우 상장사가 아니다보니 아직 연말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매출 통계를 잡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올해 시장이 너무나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연초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굳이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A사 관계자는 정확한 추정치가 아닌, 연초 목표치를 써 넣었다.
B사 관계자는 앞으로의 매출 목표를 묻는 문항에 수 년째 `매출액 500억원 달성'이라고 써 넣는다. 이 회사 매출은 연간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B사의 이같은 매출 목표는 B사 주력 제품 시장의 `향후 5년간 시장 성장 전망치'로 둔갑했다. B사 외에도 동일 시장에 포진돼 있는 대다수 업체들이 이렇게 부풀린 전망을 기입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담당자들의 `희망 섞인' 수치가 조사 결과에 포함되면서 시장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협회 측은 "정확한 조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업체가 기입한 숫자만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원들이 직접 실적과 대조하면서 상호확인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부족한 예산이나 인력은 차치하고 체계적인 조사방법론이나 시장 획정조차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협회가 조사를 할 때 보안업계 시장 획정에 대한 어떤 명확한 근거나 방법론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APT공격 대응시장과 같이, 보안업계는 매년 새로운 기술과 관련 시장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그러면 이 시장에 대한 획정은 협회가 어떻게 하느냐. 그냥 담당자들을 모아 `회의'를 해서 올해는 어떤 시장을 조사에 새로 추가할 까 `논의'를 한다. 만약 APT 신생업체 담당자가 회의에 참석을 못했다면? APT 시장은 그해 조사에서 빠져버린다. 이런 식이다"라고 조사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산업 실태조사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지난 7월 미래부가 `정보보호산업발전종합대책'을 발표할 때도 시장 측정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쏟아졌다"면서 "정부가 산업을 육성하려면 제대로 된 시장 조사부터 이뤄져야 하는데 산업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육성, 진흥을 하겠다니 모래 위에 성을 쌓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경환 법률사무소 민후 대표변호사도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만 보더라도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무자르듯 시장을 나누다보니 여러 부작용과 편법이 판을 치고 있다"면서 "정보보호산업 또한 제대로 된 시장 실태 조사가 이뤄져야 정확한 정책과 제도가 나올 수 있다"고 첨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업계조차 “신뢰도 의문”… 정확한 실태조사 시급
정보보호 시장의 유일한 시장조사 자료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심각한 시장 왜곡 현상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 이하 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산업실태조사' 얘기다.
5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2013 정보보호산업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 해 국내 보안산업 관련 매출, 수출, 수입, 인력, 기술개발 및 경쟁력 등 산업기초 현황조사와 관련 시장 동향을 조사한다. 지난 10월부터 시작됐으며 내년 초는 돼야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 조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매년 실시하는 것으로, 국내 유일의 보안산업 실태조사다. 정부의 연간 예산 집행, 정책 설정이나 국회의 법률 마련도 이 자료를 기초로 진행돼 자료의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조사의 `생명'인 신뢰도가 엉망이라는 점이다. 보안업계 다수의 관계자들은 "협회에서 진행하는 조사는 실제 산업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전혀 정확하지 않고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한 보안업계 상장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도 얼마 전에 이 조사지를 받아서 직접 작성했다. 그나마 우리는 상장 업체이기 때문에 매출이나 인력 등을 허투루 기재할 수 없고 정확하게 기재했다"면서 "그런데 대다수 업체들은 (상장을 하지 않아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실적을 기재할 의무조차 없어 상당히 부정확한 내용을 기재한다. 결국 조사결과에 심각한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며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A사의 경우 상장사가 아니다보니 아직 연말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매출 통계를 잡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올해 시장이 너무나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연초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굳이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A사 관계자는 정확한 추정치가 아닌, 연초 목표치를 써 넣었다.
B사 관계자는 앞으로의 매출 목표를 묻는 문항에 수 년째 `매출액 500억원 달성'이라고 써 넣는다. 이 회사 매출은 연간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B사의 이같은 매출 목표는 B사 주력 제품 시장의 `향후 5년간 시장 성장 전망치'로 둔갑했다. B사 외에도 동일 시장에 포진돼 있는 대다수 업체들이 이렇게 부풀린 전망을 기입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담당자들의 `희망 섞인' 수치가 조사 결과에 포함되면서 시장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협회 측은 "정확한 조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업체가 기입한 숫자만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원들이 직접 실적과 대조하면서 상호확인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부족한 예산이나 인력은 차치하고 체계적인 조사방법론이나 시장 획정조차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협회가 조사를 할 때 보안업계 시장 획정에 대한 어떤 명확한 근거나 방법론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APT공격 대응시장과 같이, 보안업계는 매년 새로운 기술과 관련 시장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그러면 이 시장에 대한 획정은 협회가 어떻게 하느냐. 그냥 담당자들을 모아 `회의'를 해서 올해는 어떤 시장을 조사에 새로 추가할 까 `논의'를 한다. 만약 APT 신생업체 담당자가 회의에 참석을 못했다면? APT 시장은 그해 조사에서 빠져버린다. 이런 식이다"라고 조사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산업 실태조사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지난 7월 미래부가 `정보보호산업발전종합대책'을 발표할 때도 시장 측정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쏟아졌다"면서 "정부가 산업을 육성하려면 제대로 된 시장 조사부터 이뤄져야 하는데 산업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육성, 진흥을 하겠다니 모래 위에 성을 쌓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경환 법률사무소 민후 대표변호사도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만 보더라도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무자르듯 시장을 나누다보니 여러 부작용과 편법이 판을 치고 있다"면서 "정보보호산업 또한 제대로 된 시장 실태 조사가 이뤄져야 정확한 정책과 제도가 나올 수 있다"고 첨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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