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빚 갚아주는 나라
박근혜 정부가 올해 건국 이래 최대인 70여만명의 채무를 줄여준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채무 탕감 발표로 '개인 빚 갚아주는 나라'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개인회생 신청만 역대 최대인 1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모럴해저드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들어 이달 말까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캠코, 신용회복위원회 등 각종 기관을 동원해 66만7천여명의 개인 채무를 줄여줬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연말에는 서민 채무 조정이 68만~69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은 예상보다 호응이 좋아 10월 말까지 18만9천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면서 "외환위기 당시 중소기업 연대 보증 채무자 구제 등 전반적인 서민 재활책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말에 시작된 행복기금은 개별 신청 마감인 이달 말까지 21만명이 신청해 18만9천명이 수혜 대상으로 확정됐다.

행복기금의 또 다른 형태인 저금리 대환 대출 '바꿔드림론'은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대상을 확대해 올해만 5만2천340명이 혜택을 봤다.

'서민금융 3종 세트'인 미소금융(2만2천500명), 햇살론(17만1천명), 새희망홀씨(13만9천명)의 저리 대출을 통한 채무 조정도 30만명을 훌쩍 넘는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과 개인워크아웃도 대상이 확대되면서 수혜자가 이달 말까지 7만2천명에 달했다.

하우스푸어(내집빈공층) 지원을 위한 은행권 자체 프리워크아웃과 경매유예제도 활성화로 하우스푸어 2만여 가구가 지원을 받았다.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 도산한 중소기업의 연대보증 채무 조정도 올해 처음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1천125명의 연체 정보 등 불이익 정보를 삭제했고 140명은 개별 채무 조정을 해줬다.

행복기금의 경우 10월 31일자로 개별 신청이 끝나지만 일괄 매입을 통한 채무 조정이 계속 이뤄져 연말까지 수혜자가 최대 2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행복기금법을 따로 제정하지 않고 내년에 미소금융과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합해 만드는 서민금융 총괄기구에 흡수해 운영할 예정이다.

'개인 빚 갚아주는 나라' 논란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행복기금이 만능이 아니며 아직 도덕적 해이라고 볼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면서 "장기 연체자의 채무를 낮춰 자활 의지를 북돋우고 이를 통해 구직까지 연결해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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