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정리 대상' VS 카드사 '잠재 고객' 입장차 커
카드 발급은 됐지만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휴면카드(장롱카드)'를 둘러싼 당국과 카드업계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현재 유통되는 카드 5장 중 1장에 이르는 휴면카드를 바라보는 속내가 다르기 때문이다.

20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휴면카드를 업계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의 결과로 보며 대대적인 정리를 지속적으로 계도중인 금융당국과 휴면카드 고객을 잠재적인 고객군으로 보고 어떻게든 다른 매출로 연결시키려는 업계의 시각차가 큰 편이다.

당국은 휴면카드의 과잉 생산을 과도한 마케팅 경쟁의 결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카드사들이 복수카드(휴면카드 포함) 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고 휴면카드가 많을 경우 카드사 신용평가 및 이용한도 산정의 정확도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휴면카드를 최대한 정리시키는 방향으로 계도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현재 전체 발급 카드 대비 휴면카드 비중은 하나SK카드 29.0%, 현대카드22.0%, 우리카드 21.5%, 삼성카드 19.9%, 신한카드 17.6% 순이다. 최근 신상품을 많이 출시한 후발주자들의 휴면카드 보유 비율이 대체적으로 높은 편이다. 전체 발급 신용카드 1억1534만매 중 휴면 신용카드는 2357만매로 20.4%에 이른다.

통상 업계에서는 고객에게 카드 1장을 발급시키기 위한 비용을 10만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상품 개발비, 마케팅ㆍ광고비, 영업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이다. 휴면카드를 다시 사용하도록 유도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창출시키려는 카드사들의 입장이 절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신규로 발급된 휴면카드의 매몰원가를 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당국이 휴면카드 남발로 인해 시장에 쓸데없는 비용이 많이 버려진다고 보는 반면 같은 수치를 바라보는 카드업계의 입장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금감원이 지난 4월부터 1년 이상 휴면카드에 대한 자동해지 정책을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에 포함시키면서 업계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12개월 휴면카드 이전의 경우는 서비스나 이벤트 안내를 통해 최대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계도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카드사용 중지 기간에 따른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 카드를 기간별로 세분화해 맞춤형으로 이벤트를 소개하고 신상품을 소개하는 활동을 전개해 휴면카드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올해 6월말 기준 휴면카드 비율이 29%까지 치솟았던 하나SK카드의 경우 적극적인 계도에 힘입어 8월말 현재 23%선까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면카드는 엄연한 잠재 고객인데다 금융당국의 민원 평가 비율 산정시에도 상대적으로 전체 카드 발급 모수가 커지는 효과로 민원 비율을 줄이는 측면도 있다"며 "마케팅 기회가 상실되기 전에 휴면카드를 다시 사용하는 카드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동규기자 dkshin@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