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SW ‘갑의 횡포’…3.20 사이버테러 50억 손배 요구도
지난 3.20 사이버테러에 따른 피해를 배상하라며 농협이 안랩을 대상으로 5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정작 농협이 안랩의 보안 소프트웨어(SW)를 구매할 때는 단가를 후려치고 불법복제를 하는 등 '갑의 횡포'를 부린 정황이 포착돼 주목된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황주홍 의원(민주통합당)은 농협으로부터 제출 받은 물품구매계약서 및 유지보수계약서 등을 분석한 결과, 농협이 SW단가 후려치기, 저작권 침해(SW불법복제)를 자행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농협이 지난 2월27일 백신 SW인 V3 공급과 관련해 안랩과 체결한 '바이러스 백신 및 보안 솔루션 통합 유지보수' 계약서를 보면, V3를 사용하겠다고 계약한 PC 수량이 2만2000대이며 한대당 6050원씩 총 1억3000만원(부가세 포함)인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황 의원실이 파악한 농협은행(축협 포함)의 업무용PC와 단말기(영업점직원 사용), CDㆍATM 기기 실제 대수는 11만8917대로 나타났다.

황 의원실은 "농협 업무용기기의 82%, 9만7000대가 V3 백신을 공짜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며 공급계약 가격인 6050원씩 계산하면 최소 5억8600만원을 안랩에 덜 지급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V3백신을 2만2000개로 계약한 것은 'NH농협 그룹전체 사이트 라이센스(Site License) 계약'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황 의원실은 농협의 이같은 해명도 반박했다.

의원실은 농협이 같은 대상에 대해 마이크로소트프와 운영체제 계약을 할 때는 '트루-업'이라는 방식으로 매년 증가된 PC수량을 반영해 계약을 갱신하는 등 제대로 값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황주홍 의원은 "농협과 안랩의 V3백신 프로그램 라이선스 계약조건은 2만2000대라는 합의된 범위가 기재돼 있는 사이트 라이선스"라며 "사이트 라이선스 조건과 더불어 합의된 기준대수를 함께 기재하는 경우 사이트 내의 모든 PC에서 사용이 가능하되, 기준대수를 초과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농협이 V3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PC 등의 수량을 대폭 줄여 계약한 것은 공급사보다 우월한 지위를 남용한 '갑의 횡포'이며, 만약 농협이 안랩에게 사용대수를 속여 계약을 체결했다면 이는 저작권 침해(SW 불법 복제)에 해당된다고 황 의원은 비판했다.

그는 "농협은 SW를 구매할 때는 단가를 후려쳤으면서 지난 3.20 사이버테러 때는 안랩의 백신 배포서버 결함과 V3의 결함으로 신종 악성코드 탐지와 치료에 실패했다며 50억원의 피해 배상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농협의 '슈퍼 갑질'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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