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에너지계획 초안 발표… 2035년까지 절반 축소
오는 2035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이 지금의 최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또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을 통해 2035년까지 발전량의 15% 이상을 분산형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김창섭 에너지기본계획 민관워킹그룹 위원장(가천대학교 교수)은 11일 경기도 과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정책제안'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초안을 제시했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모든 에너지분야를 총 망라한 거시적인 관점의 에너지종합계획으로 다른 에너지 관련 계획들과 체계적으로 연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과 에너지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 시행되며 지난 2008년 1차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이번 2차 기본계획 수립에는 시민사회ㆍ산업계ㆍ학계 60여명이 민간워킹그룹으로 참여해 지난 5개월 간 50회에 걸친 논의 끝에 초안을 마련했다.

이번 기본계획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원전비중의 대폭 축소다. 워킹그룹에서는 2차 계획(2013∼35년)에서 원전 비중(발전설비 기준)을 22∼29%사이로 결정할 것을 제시해 지난 1차 계획(2008∼30년)시 정했던 41%에 비해 대폭 축소했다. 당시 원전이 가진 높은 경제성과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강조하면서 비중을 확대했던 것을 감안하면 5년 만에 큰 변화를 꾀한 것이다. 워킹그룹 측은 원전 비중의 축소라는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최대치를 20%대인 29%로 정했으며 전력수급과 가격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22%를 마지노선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원전 비중의 경우, 워킹그룹에 참여한 위원들 사이에서도 이견과 논쟁이 많아 합의도출이 쉽지 않았다"면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책임있는 결정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 하에 1차 계획 이후 변화된 전력수요, 국민 수용성, 송전계통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워킹그룹은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전환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 △환경ㆍ안전 등 지속가능성 제고 △에너지 안보 강화 △국민과 함께 하는 정책추진 등 5대 중점과제를 제시했다. 공급설비의 확충이라는 공급중심의 에너지 정책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고 진단하고 전력수요의 효과적 관리를 통한 수요관리 중심으로의 정책전환을 위해 에너지 가격체계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김 위원장은 강조했다. 에너지원별 세제 개편과 함께 원전사고 대응 및 송전선로 주변지역 보상 등 사회적 비용도 단계적으로 반영해 에너지원간 왜곡된 상대가격을 조정해 오는 2035년까지 전력수요의 15%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또 중앙집중식 전력망 시스템이 초래한 송전선로와 발전소 건설관련 갈등과 전력계통의 불안정을 해소하고자 분산형 전원 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을 제시했다. 발전설비를 계획한 후 송전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발전-송전 설비계획을 패키지화하고 발전사업자에게 입지 가이드 라인(송전맵)을 제시해 계통이 가능한 곳에만 발전소 건설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세제 등 인센티브 제공, 제도개선 등을 통해 자가용 발전설비ㆍ집단에너지ㆍ신재생에너지 등 분산형 전원이 생산하는 발전량 비중을 현재 5% 수준에서 오는 2035년에 1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 외에 환경ㆍ안전을 위해 화력발전소에서 최신 온실가스 감축기술을 의무화해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 이상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와 자원개발률은 1차 계획때와 동일한 11%와 40%를 유지해 에너지 안보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2015년부터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 에너지 빈곤층 해소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 날 발표한 워킹그룹의 초안을 토대로 다음달까지 공청회 등을 통해 경제단체와 시민단체, 전문가, 일반국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다음달 정부안을 발표한 뒤 2차 공청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한 번 더 거친 후 에너지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국무회의 등의 심의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송유종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아직 관계부처 협의가 완전히 완료되지 않아 이번 초안에서 에너지 수요에 대한 부분은 발표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초안 마련에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센터 등 4개 전문기관 등도 참여한 만큼 향후 발표될 수요는 이번 초안에 반영한 수요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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