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공간에서 즐기던 문화들이 오프라인서 꽃피어 강남스타일이 대표적… 시공간 장벽 넘는 디지털 레저 커질 것
무더위가 한창 맹위를 떨치던 지난 8월 12일 새벽 0시가 가까운 시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서울 대치동 곰TV 강남스튜디오에 모이기 시작했다.

지하철도 끊긴 시간이다.

자정이 넘어가자 모인 사람은 대략 100여명. 이들은 넥슨 도타 2의 '디 인터내셔널 2013' 결승전을 관람하기 위해 밤 늦은 시간에 모인 것이다.

프로게이머 선수에서부터 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해 현장을 찾은 게임 팬들까지 다양한 젊은이들이 모였다.

미국에서 열린 도타 2의 '디 인터내셔널 2013' 결승전 경기가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가운데 관람객들은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자유롭게 경기를 시청했다.

물론 주류가 제공되는 행사라 성인 신분증을 지참한 사람만이 참가할 수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시원한 곰TV 스튜디오에서 넓은 화면으로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펍스톰프(Pubstomp)'라고 불리는 e스포츠 관람문화의 일종으로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술집을 뜻하는 '펍(Pub)'과 야구, 미식축구 등의 경기를 관람하는 문화가 결합돼 새로운 e스포츠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비슷한 형태로 e스포츠를 취미로 한 사람들이 바(Bar)에 모여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관람하고 가벼운 술과 음식을 즐기는 '바크래프트(BarCraft)'가 있다.

미국에서도 도타 2의 '디 인터내셔널 2013' 경기가 시애틀의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홀 '베나로야 홀'에서 펼쳐지는 한편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곳곳에 펍스톰프 서비스가 제공돼 게임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펍스톰프 행사였지만 12일 곰TV 강남스튜디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 역시 함께 환호하고 응원하며 즐거운 경험을 했다.

이는 전통적인 의미의 레저활동이 디지털 콘텐츠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디지털 레저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라스머스대학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권위자인 파얄 아로라(Payal Arora)교수가 2011년도에 발표한 논문에 등장하는 '디지털 레저(Digital Leisure)'는 뉴미디어에 관한 고정관념을 재구성해주는 새로운 개념이다.

그는 논문에서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레저개념에서 확대된 디지털레저가 뉴미디어를 활용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수동적인 디지털 문화가 작은 화면을 탈출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게임을 함께 즐기는 것부터 온라인상에서 만난 사람들이 특정한 장소에 모여 동일한 행동을 하는 플래시몹, 일본의 오타쿠 문화로 대변되는 아이돌 가수 모모이 클로버z 같은 것이 일맥 상통하는 문화이다.

대표적인 예로 유투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끈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들 수 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2만여 명의 인파가 모여 싸이의 말춤을 함께하는 플래쉬몹으로 장관을 연출했다.

이처럼 미국, 러시아, 유럽 등지에서 디지털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된 케이팝을 즐기던 한류 팬들이 밖으로 뛰쳐나와 플래시몹을 펼치는 모습에서 디지털과 레저가 결합되는 절묘한 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레저는 디지털 공간에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즐기던 문화가 수면 위로 떠올라 어느덧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함께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디지털 레저는 더욱 건강하고 풍성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텍도 그 동안 디지털 레저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충실히 해 왔다.

2006년 론칭한 곰TV는 TV라는 매체가 갖는 일방형 미디어 형태에서 벗어나 쌍방향 인터넷 미디어로 진화했다.

이어 2010년 '스타크래프트 Ⅱ: 자유의 날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e스포츠 리그를 주최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종목을 다양화하여 월드오브탱크, 서든어택, 도타 2까지 다양한 e스포츠 리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1318 세대의 사랑을 받는 서든어택 리그부터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이 방문하는 월드오브탱크 리그까지 2535 세대의 공감도 얻고 있다.

또한 글로벌 중계진의 영문중계를 통해 전세계 180여개국으로 실황 중계를 하고 있어 해외 게임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e스포츠 현장에는 아버지를 따라 혹은 자녀를 따라 가족단위로 리그에 방문하는 케이스도 늘고 있어 10대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e스포츠 관람 층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외국인 게임 팬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

이들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e스포츠 경기장을 가진 한국에 직접 방문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며 휴가를 보내기도 한다.

이처럼 디지털 레저는 일부 오타쿠만의 문화가 아니라 여가문화의 한 축으로서 거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서양에서나 즐기는 것으로 치부됐던 아웃도어 열풍이 최근 2~3년간 대한민국을 강타한 바 있다.

아웃도어 열풍으로 등산, 캠핑문화가 가족, 연인 단위의 새로운 문화로 발전한 것이다.

디지털기술의 발달과 뉴미디어의 확산으로 디지털 레저문화도 시공간의 장벽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곽정욱 그래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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