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가입자 HD방송 지원 `8VSB' 송출허용 추진… 중소PP 무더기 퇴출 우려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도 HD(고화질) 방송을 볼 수 있게 하는 `8VSB(8레벨 잔류 측파대)' 송출 허용 여부 결정을 앞두고 중소 방송채널사업자(PP)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방송 채널의 다양성이 급격히 줄고 저가 유료방송 시장을 고착화시키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8VSB 송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8VSB 허용이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방송업계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8VSB는 디지털 방송의 전송방식으로, 1개 채널 당 6㎒ 대역폭을 사용해 아날로그 케이블에도 HD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기술이다.

디지털 TV가 있다면,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도 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만 이 기술을 사용해 HD 방송을 송출 중이다.

미래부는 지난달 8VSB 연구반 회의를 시작, 향후 추가 회의를 거쳐 9~10월 경 8VSB 송출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8VSB가 다른 디지털 방송 전송 방식인 `쾀(QAM)'에 비해 전송 효율이 떨어져 적지 않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빠져야 한다는 점이다.

4개 채널을 넣을 수 있는 쾀 대역폭에 8VSB는 단 1개 채널만 전송할 수 있다.

종편 PP 4개, 보도PP 2개에 한해서만 8VSB를 도입하더라도 24개 중소PP의 퇴출이 불가피하다.

이는 70여 개의 케이블 채널 가운데 1/3이 넘는 규모다.

박성호 개별PP발전연합회장은 "SO의 디지털전환 정책이 종편과 같은 일부 사업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가고 있어 방송산업의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며 "정부가 무분별하게 시행하려고 하는 8VSB는 디지털 전환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순히 화질만 개선한 8VSB는 주문형비디오(VOD) 등 양방향 부가서비스가 불가능해 당초 정부가 제시한 디지털 전환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구 방송통신위원회는 고품질 화면, 다채널, 양방향 서비스를 디지털 방송의 주 요소로 정의했다.

하지만 8VSB 송출은 전체 채널 수의 감소와 함께 양방향 서비스 제공 불가능 등 비대칭적이고 임시적인 디지털 방송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성호 MBC플러스미디어 기획센터장은 "정부가 사회적 공리나 시청자 복지 차원의 균형 있는 정책 논리가 아닌, 오로지 디지털 전환율의 제고나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 방지 등 산업적인 논리에만 빠져 무늬만 디지털화인 정책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8VSB는 또 시청자가 기존의 아날로그 케이블 상품과 비슷한 비용으로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유료방송 산업의 고질적인 저가 고착화 문제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보안모듈 등 콘텐츠 보호방안이 미비한 방식으로 결국 콘텐츠 불법유통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종편 특혜로 인한 방송시장 쏠림현상, 저가시장 고착화 문제 등 유료방송산업 전반에 미칠 부작용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호 회장은 "개별PP 의무편성비율을 두거나 SO가 양방향 디지털 전환으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전환에 지속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 로드맵을 점검하는 등의 독려 정책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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