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주 부당단가 근절대책을 내놓으면서 주요 정책으로 소프트웨어(SW) 유지관리대가 예산을 현실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SW 도입가의 8%인 유지관리보수를 내년에 평균 10%로 올리고, 2017년까지 15% 내에서 SW 유지관리요율을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이례적으로 한국SW산업협회 등 10개 SW 관련 협ㆍ단체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는 그만큼 SW 유지관리대가 문제가 SW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현재 공공시장에서 국산 상용 SW에 적용되는 유지관리요율은 해외 글로벌 SW기업(22~23%)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SW기업이 유지관리를 통해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60%에 달하지만, 국내 SW기업은 17%에 그쳐 연구개발, 인력양성, 사업다각화 등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다시 투자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SW 유지관리대가 현실화 요구가 끊이질 않았다.

또 그동안 SW산업 주무부처를 중심으로 SW 유지관리대가와 관련해 여러 차례 개선정책이 발표됐고, 정부부처 일선 정보화 담당자들도 SW 유지관리대가 현실화에 공감했지만, 20년 가까이 큰 틀의 개선은 없었다. SW 유지관리대가 인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예산당국이 요지부동이었기 때문이다.

한 중앙 정부부처 정보화 담당자는 "SW 유지보수요율을 높이고 싶어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정보화 담당 공무원이 유지보수요율을 높여 지급하면 감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번에 발표된 SW 유지관리대가 개선책이 과거와 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실질적인 예산증액 약속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용 SW 유지관리 대가 예산의 현실화를 꾀함으로써 SW 업계 중소사업자의 오랜 숙원을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SW 유지관리대가 현실화 발표는 SW를 비롯해 창조경제를 위한 핵심 토대인 무형의 지식재산 가치 인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5일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경제의 부가가치 창출요소가 노동ㆍ자본, 지식ㆍ정보에서 혁신적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이동하고 있으며, 국민의 창의성에 기반한 선도형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과학기술ㆍ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활용한 한국형 창조경제 추진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에서도 나타나듯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있고 창의적인 무형의 지식재산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재산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사업화하는 시도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창의성을 인정하고 보상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불법 SW 사용률은 40% 전후로 20% 대인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일이 여전히 존재하고, 정부 공공기관도 예산절감을 이유로 지식재산에 충분한 대가를 주는데 인색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러한 풍토가 바뀌지 않으면 정부가 아무리 국민의 창의성을 강조해도 공염불에 그치기 쉽다.

이번 SW 유지관리대가 현실화 대책과 같이 공공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창의적인 지식재산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 계속 만들어지고 실효성 있게 집행되길 기대한다.

강동식 정보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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