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가 세균간 중요한 대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간적으로 분리된 상황에서도 세균 특유의 냄새를 통해 다른 세균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는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슈퍼박테리아연구센터 류충민, 김광선 박사 연구팀은 특정 세균의 냄새가 다른 세균의 저항성을 변화시키고 운동성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세균끼리 직접 접촉해 세균의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서로 떨어져 있어도 냄새를 통해 다른 세균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세균을 키우는 배지 중간을 막은 뒤 한쪽은 된장 냄새를 풍기는 바실러스균(고초균)을, 다른 한쪽에는 대장균을 각각 자라게 한 후, 유전체 기술을 이용해 공간적으로 분리된 조건에서 바실러스균이 대장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냄새를 풍긴 지 6시간만에 대장균 내 160개 유전자의 발현이 급격하게 변했고, 그 중 운동성 관련 유전자 및 스트레스 저항성 관련 유전자가 냄새에 반응한 사실을 관찰했다. 이후 운동성과 관련된 100여개 유전자의 움직임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또 운동성이 사라진 대장균에 바실러스균 냄새를 맡게 한 결과, 13종의 항생제 중 3종의 세파로스포린 계열 항생제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 적은 양에도 쉽게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충민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세파로스포린 계열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을 항생제 보완 첨가물질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세균 내 항생제 내성 조절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수퍼박테리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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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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