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문화부 '팽팽'…셧다운제 완화 vs 웹보드게임 규제 강화
헌재 '셧다운제 위헌 여부' 판결 따라 규제안 행보 결정될 듯

게임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게임규제 움직임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다시 격화되고 있습니다. '셧다운제'도입 후 이를 모바일 플랫폼에 적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전개되다 이른바 '손인춘법'으로 셧다운제 적용시간 자체를 확대하는 법안이 등장해 산업계를 '경악'케 한 바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헌법재판소가 셧다운제에 대한 위헌 여부를 둔 유권해석을 내리기 전까지는 깊숙한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워보입니다.

여기에 신의진 국회의원이 발의한 '중독예방 관리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서 게임이 알콜,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 예방 물질로 규정되면서 다시 한 번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규제 강화움직임이 진행되고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는 인터넷 규제 평가위원회를 발족, 대표적인 게임규제인 셧다운제 완화를 검토하고 나서면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화체육부도 웹보드 게임 규제 강화를 위한 게임법 시행령 개정, 확률형 아이템 규제 도입의 재추진도 이뤄질 전망이어서, 게임규제와 관련한 논란은 당분간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

게임 관련 규제는 지난 2005년 전후부터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돼 왔습니다. 당시 아동청소년보호를 관장하던 보건복지부가 줄기차게 게임 셧다운제 도입을 주장했고, 주무부처인 당시 문화부도 온라인게임에 피로도 시스템 도입을 검토했습니다. 두 문제 모두 실현되지 못했고, 게임법 개정을 통해 소위 '작업장'을 통해 양산된 게임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는 선에서 입법이 완료됐습니다.

그러나 2009년 전후로 사회적 소외계층에 의한 범죄가 잇따르고, 특히 이들 사고의 상당수가 게임중독에서 기인한 것으로 와전되면서, 결국 청소년 심야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 부모가 지정하는 시간에 자녀의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게임시간 선택제가 도입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손인춘 의원이 들고 나온 셧다운제 적용시간 확대, 게임사의 중독부담금 징수 의무화 법안이 나오면서, 게임업계를 경악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올 초 전병헌 국회의원이 "부모가 원할 경우 자녀를 셧다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휴대폰과 태블릿, 비디오게임기는 셧다운제 적용 대상에서 배제 할 것"을 주장하며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내놓기 전까지는, 이렇듯 게임규제 강화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었습니다.

여성가족위원회 입법조사관은 전 의원의 개정안을 검토한 보고서를 두고 "셧다운제를 완화하면 부모의 교육권을 회복하는 한편 자국에선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유해콘텐츠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각국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개정안이 수용될 경우 가정마다 게임에 대한 지도기준이 달라지는데서 기인하는 갈등, 현실적으로 인터넷-게임 관련 교육을 실시하기 어려운 저소득 계층의 애로를 감안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또 "셧다운제는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이라는 정당성이 있고, 모바일 게임 등은 2년마다 영향 평가를 통해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만큼 규제 자체에 과잉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같은 입법검토안은 산업계의 '열망'과는 별개로 해당 사안에 대한 사회 각계의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회 관계자는 "전 의원의 법안은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까지 상정이 됐으나 셧다운제와 관련한 헌재의 판결이 날 때까지 심사를 유예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손인춘 의원의 법안은 상임위에서 논의가 시작조차 되지 않았고 여가위, 교육부, 기재위 등의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헌재의 판결여하에 따라 산업계의 '명줄'을 쥔 규제안의 행보가 결정될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미래부가 검토하는 규제 완화 중 셧다운제 관련 논의는 쉽게 진척되기 어려워보입니다. 타 부처 소관의 법률인 청소년보호법 개정이 필요한데다, 법 시행 후 상당기간이 지나지도 않았고 실증적인 피해사례와 규모를 확증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화체육부 측은 미래부의 규제완화 추진 여부를 두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미래부가 여가부와 교육부의 '전투력', 규제 도입까지의 정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규제 완화 또한 헌재 판결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산업계는 헌재 판결 이전까진 문체부의 웹보드게임 규제 입법과 청소년 게임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당초 문체부가 금주 중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남경필 협회장의 중재로 업계가 자율규제안을 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됐습니다.

문체부 측은 "지난 4월에도 자율규제안을 내놓겠다고 업계가 제안했으나, 결국 아무런 안도 내놓지 못했다"며 "웹보드게임 사행화 방지를 위해 어느 정도 실효성 있는 안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오래 기다려줄수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사행화 방지는 지난 2012년 연초부터 문체부와 게임물등급위원회가 '기초조사'를 진행해온 사안입니다. 웹보드게임 문제가 일단락된 후 다음 순번으로 행정규제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는 연이은 규제 도입에 대해 "이제 별다른 감각이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처음 셧다운제가 도입될 때 만 해도 비분강개했지만, 강도높은 법안들이 연이어 발의됨에 따라 '규제 불감증'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돈도 별로 못 버는데, 매출 1% 떼 가봐야 얼마 되지도 않겠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나옵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