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ㆍ중소SI "현실무시…옥석 가려야"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방침에 대해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ㆍ중소 SI기업들도 반발하고 있다. 중소 SI업계는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시장을 무질서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이에 앞서 대부분 SI기업들이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태생부터 그룹물량을 맡고 있다는 이유가 반발의 주된 이유다.

IT서비스업계는 1980년대 후반 그룹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내부 전산실을 통합하면서 만들어졌다. 계열사의 정보화 수준 제고와 IT통합에 주력해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 비율이 80% 이상이다. 일부 기업은 거의 100% 계열사 정보화 지원만을 수행하고 있다.

국세청의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며 총수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가 넘는 계열사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인데, 이 조항에는 기업 규모에 대한 규정이 없어 계열사가 있는 중소ㆍ중견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업계는 계열사간 지원 규제는 IT서비스 업종의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룹 계열 중견 IT서비스 업체 대부분은 계열사 전산실을 통합, 그룹 IT효율화를 위해 출범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강화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전산실을 통합해 설립한 것인 만큼 이제 와서 그룹으로 되돌아가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앞다퉈 대외사업에 나서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면서 "공정위가 (대주주) 밀어주기에 해당되지 않는 게 뭐냐를 전문적으로 분석해 분명히 갈라 대주주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증여세를 매기든, 과징금을 부과하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경쟁사간 공개입찰을 한다 해도 기업의 정보공개가 어려워 실질적인 타기업 발주가 힘들어지고, 결국 해외업체에게 모든 정보를 내맡기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비상호출자제한집단 SI기업 대표는 "일감몰아주기 이슈에 대한 반대입장은 상호출자제한대기업과 마찬가지"라며 "일례로 시스템관리(SM)를 공개경쟁으로 할 경우, 만일 삼성이 그렇게 하면 LG가 못들어가고 값만 확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옥석가리기 없이 경제민주화 바람에 맞춰 적용할 경우 산업 전반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상호 경쟁사간에 가격을 떨어뜨려 출혈경쟁을 야기하고 부실 구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비상호출자제한 중견 IT서비스기업들은 일감몰아주기 규제에는 대기업 구분이 없으면서 공공정보화 입찰 시에는 대기업규제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올해부터 공공정보화시장 진출 길이 열린 것은 맞지만 기업규모에 따라 20억원, 40억원, 80억원 이상 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다. 농심NDS와 LIG시스템은 20억원 이상 사업에, 대보정보통신과 쌍용정보통신ㆍ대우정보시스템은 40억원 이상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대보정보통신측은 "회사 주력인 ITS사업의 경우 40억원 미만 소규모사업이 대부분인데 참여할 수 없어 이 분야 매출이 대폭 줄었다"며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겠지만 교통IT 노하우를 활용할 길이 막혔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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