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디지털 혁명시대다. PCㆍ태블릿ㆍ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신문ㆍ잡지도 종래의 프린트 중심에서 급속히 디지털화되고 있다. 미국ㆍ영국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산업구조개편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2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를 단행하여 현재 33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라이오넬 바버 편집국장은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한다. 2003년 이래 온라인 구독자가 3배나 증가한 반면, 종이신문 구독자는 작년에만 15%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구독료 수입이 광고수입을 앞지르는 성과를 냈다. 특히 온라인 구독의 25%가 모바일에서 이루어지는 등 그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그룹도 이러한디지털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ㆍ보스턴글로브ㆍ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을 운영하는 NYT그룹은 2010년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하여 작년 말 64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2012년 구독료는 10.4%가 증가한 반면 광고수입은 5.9% 감소하여 구독료가 광고수입을 상회하는 고무적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마크 톰슨 최고경영인은 "독자들은 뉴욕타임스 같은 고급지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으며, 이는 우리 신문의 중요한 성장전략이 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독료가 전체 매출의 25~30%를 차지하는 관례에 비추어 볼 때 뉴욕타임스의 선전은 고급 저널리즘이 디지털 시대에 지향해야 할 방향을 시사해준다.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은 작년 그룹을 방송ㆍ영화와 출판 법인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21세기 폭스사로 불리게 되는 방송ㆍ영화 부문은 폭스 뉴스ㆍ폭스 방송ㆍ21세기 폭스 영화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머독이 최고경영인을 계속 맡게 되었다.

출판 부문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ㆍ뉴욕포스트ㆍ하퍼콜린스 출판사가 편입되고 전 WSJ 편집국장 로버트 톰슨이 경영을 맡게 되었다. 출판 법인의 성공여부는 대표 신문인 WSJ가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달려있다. 수년 간 소프트하고 생활 친화적인 뉴스 제공으로 외연을 넓혀온 경영전략이 분사 이후에도 통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타임워너 그룹의 제프리 뷰키스 회장도 성장성이 큰 방송ㆍ영화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타임 잡지 부문을 분사키로 결정했다. 버키스 회장은 "분사는 잡지 부문과 방송ㆍ영화 부문의 경영 여건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라며 분사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작년 잡지 부문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7% 떨어지는 등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다. 디지털 광고회사 디지타스 전 대표인 로라 랭을 잡지 부문 최고경영인으로 영입하여 애플과의 프로그램 협업 등 기업실적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판 부문의 실적 악화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잡지 부문은 지난 5년 간 매출이 30% 줄고, 인력의 6%가 정리해고 되었다. 타임ㆍ피플 등 미국 내 톱 10개 잡지 중 4개를 보유하고 있는 잡지계의 강자 타임 그룹이 어떻게 디지털 시대의 격랑을 헤쳐 갈지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신문ㆍ잡지의 성장은 한계에 온 것인가. 분명한 것은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는 언론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널려 있다는 사실이다. 뉴욕타임스나 파이낸셜타임스는 좋은 콘텐츠로 승부함으로써 구독료가 광고료를 상회하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타임지는 지난 3월 4일 미국의 천문학적 의료비용 문제를 다룬 스티븐 브릴의 36쪽짜리 특집을 게재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영국 왕실 결혼, 올해의 인물 특집을 제외하고는 최대의 가판 판매실적을 기록하였다. 리처드 스탠겔 편집인은 "좋은 저널리즘은 반드시 읽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ㆍ영화 등 이질적인 미디어 부문과 독립하여 차별화될 때 본연의 저널리즘 비전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변신이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폭제가 될지 관심 갖고 지켜 볼 일이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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