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ㆍ해ㆍ공ㆍ우주에 이은'제5의 전쟁터'라 불리는 사이버 공간 지키기 위한 국가차원 전담조직 신설하여 사이버 전사를 적극 양성해야…
'해킹(hacking)'이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는 "잘게 자르다"라는 뜻이다. 1960년대 미국 MIT 대학 내 모형기차 제작동아리에서 모형기차 부품을 자유자재로 자르고 변경한다는 의미로 '해킹'의 단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들 동아리 멤버가 MIT대학이 새로 도입한 대형컴퓨터에 접속하여 무단으로 프로그램을 변경하면서 컴퓨터 침입에 '해킹'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1970년대에는 '해커'가 전화망에 무단 침입하여 장거리 시외전화를 무료로 사용하면서 '해킹'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1971년 월남전 참전병이었던 존 드래퍼(John Draper)가 군용식량으로 지급된 시리얼 음식에 함께 들어 있던 장난감 호루라기를 불 때 발생하는 주파수를 이용하면 무료통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드래퍼의 전화망 해킹방법이 에스콰이어라는 잡지를 통해 공개되면서 미국 내 많은 젊은이들이 전화망 해커가 되기도 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 와 PC 보급이 확대되면서 해킹의 대상은 전화에서 컴퓨터로 빠르게 이전된다. 코넬 대학의 학생이었던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가 1988년 인터넷의 전신인 알파넷(ARPANET)에 연결된 6000여대의 컴퓨터를 감염시켜 정부와 대학교 시스템을 마비시킨 죄로 체포되었고, 이는 미 국방부가 사이버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컴퓨터비상대응팀(CERT) 을 신설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 인터넷 브라우저가 개발되어 해킹을 위한 도구들이 웹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개되면서 컴퓨터 해킹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특히 2000년대에는 야후ㆍ이베이ㆍ아마존 등 대표적인 인터넷 사이트들이'디도스(DDoS)'라고 불리는 분산서비스 거부공격으로 장시간 사이트가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컴퓨터 해킹이 민간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화망과 금융망, 그리고 국가기간시설을 위한 장비들이 모두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컴퓨터 해킹은 민간차원의 피해를 넘어 국가간 전쟁을 위한 수단(cyber warfare) 으로 발전하고 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이 이라크를 대대적으로 폭격하기 직전, 해킹을 통해 이라크의 대공방어망을 무력화한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비록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미 정보부는 컴퓨터 바이러스로 이라크내 전화망과 금융망을 모두 다운시킨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선전포고로 전쟁이 일어난 상태에서 가족과 친지간에 전화통화가 되지 않고,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면 국민이 동요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는 것이 계획의 배경이었다. 2008년에 일어난 러시아-그루지아간의 전쟁에서도 러시아가 그루지아 정부와 금융기관은 물론 군 정보 시스템을 컴퓨터 해킹으로 붕괴시켜 오작동을 유도했고, 그루지아는 전쟁시작 5일만에 손을 들고 말았다.
지난달에 일어난 국내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에 대한 사이버테러 사건은 결국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8개월에 걸친 치밀한 준비 끝에 은밀히 심어 둔 악성코드로 대한민국 방송사와 금융사의 컴퓨터를 공격하였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경제난으로 재래식 전략증강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이버 전력강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대남 공작부서인 정찰총국은 매년 1000명 이상의 해커를 배출하는 등 세계 3위 수준의 사이버 전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정부는 증가하는 북한의 사이버 테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ㆍ공공ㆍ군분야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 사이버 대응팀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키스 알렉산더(Keith Alexander) 국가안보국장은 사이버 공간을 육ㆍ해ㆍ공ㆍ우주에 이은 '제5의 전쟁터'라고 정의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전쟁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제5의 전쟁터가 되어 버린 사이버 공간을 위한 '사이버 사령부'와 같은 전담조직을 신설하여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전담조직을 통해 사이버 군사력 제고는 물론 금융 및 산업계와 같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테러에도 정부가 앞장서서 대응해야 할 때다.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해킹(hacking)'이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는 "잘게 자르다"라는 뜻이다. 1960년대 미국 MIT 대학 내 모형기차 제작동아리에서 모형기차 부품을 자유자재로 자르고 변경한다는 의미로 '해킹'의 단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들 동아리 멤버가 MIT대학이 새로 도입한 대형컴퓨터에 접속하여 무단으로 프로그램을 변경하면서 컴퓨터 침입에 '해킹'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1970년대에는 '해커'가 전화망에 무단 침입하여 장거리 시외전화를 무료로 사용하면서 '해킹'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1971년 월남전 참전병이었던 존 드래퍼(John Draper)가 군용식량으로 지급된 시리얼 음식에 함께 들어 있던 장난감 호루라기를 불 때 발생하는 주파수를 이용하면 무료통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드래퍼의 전화망 해킹방법이 에스콰이어라는 잡지를 통해 공개되면서 미국 내 많은 젊은이들이 전화망 해커가 되기도 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 와 PC 보급이 확대되면서 해킹의 대상은 전화에서 컴퓨터로 빠르게 이전된다. 코넬 대학의 학생이었던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가 1988년 인터넷의 전신인 알파넷(ARPANET)에 연결된 6000여대의 컴퓨터를 감염시켜 정부와 대학교 시스템을 마비시킨 죄로 체포되었고, 이는 미 국방부가 사이버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컴퓨터비상대응팀(CERT) 을 신설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 인터넷 브라우저가 개발되어 해킹을 위한 도구들이 웹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개되면서 컴퓨터 해킹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특히 2000년대에는 야후ㆍ이베이ㆍ아마존 등 대표적인 인터넷 사이트들이'디도스(DDoS)'라고 불리는 분산서비스 거부공격으로 장시간 사이트가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컴퓨터 해킹이 민간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화망과 금융망, 그리고 국가기간시설을 위한 장비들이 모두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컴퓨터 해킹은 민간차원의 피해를 넘어 국가간 전쟁을 위한 수단(cyber warfare) 으로 발전하고 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이 이라크를 대대적으로 폭격하기 직전, 해킹을 통해 이라크의 대공방어망을 무력화한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비록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미 정보부는 컴퓨터 바이러스로 이라크내 전화망과 금융망을 모두 다운시킨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선전포고로 전쟁이 일어난 상태에서 가족과 친지간에 전화통화가 되지 않고,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면 국민이 동요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는 것이 계획의 배경이었다. 2008년에 일어난 러시아-그루지아간의 전쟁에서도 러시아가 그루지아 정부와 금융기관은 물론 군 정보 시스템을 컴퓨터 해킹으로 붕괴시켜 오작동을 유도했고, 그루지아는 전쟁시작 5일만에 손을 들고 말았다.
지난달에 일어난 국내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에 대한 사이버테러 사건은 결국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8개월에 걸친 치밀한 준비 끝에 은밀히 심어 둔 악성코드로 대한민국 방송사와 금융사의 컴퓨터를 공격하였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경제난으로 재래식 전략증강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이버 전력강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대남 공작부서인 정찰총국은 매년 1000명 이상의 해커를 배출하는 등 세계 3위 수준의 사이버 전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정부는 증가하는 북한의 사이버 테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ㆍ공공ㆍ군분야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 사이버 대응팀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키스 알렉산더(Keith Alexander) 국가안보국장은 사이버 공간을 육ㆍ해ㆍ공ㆍ우주에 이은 '제5의 전쟁터'라고 정의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전쟁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제5의 전쟁터가 되어 버린 사이버 공간을 위한 '사이버 사령부'와 같은 전담조직을 신설하여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전담조직을 통해 사이버 군사력 제고는 물론 금융 및 산업계와 같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테러에도 정부가 앞장서서 대응해야 할 때다.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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