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행복한 고민`
자체생산 확대 주장 속…치킨게임 재현 우려도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최대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통해서까지 모바일 D램을 공급받겠다고 나선 것은, 최근 모바일 D램 공급부족현상의 극단을 확인시켜준다.
관련업계는 3월부터 모바일 D램 공급 부족이 시작되면서 2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됐다면, 올해는 반격을 노리는 LG전자, 떠오르는 중국 업체들은 물론 소니, 노키아 등도 부활을 꿈꾸며 모바일 D램 선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SK하이닉스에 모바일 D램을 주문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다. 이 달 25일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후에도 각종 플래그십 모델은 물론 보급형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중이다. 연간 3억 대 이상 스마트폰 판매를 목표로 잡은 만큼 가장 중요한 부품인 모바일 D램의 안정적 공급도 필수다.
하지만 최근 메모리 업황은 지난해까지 좋지 않았다. 이에 따라 치킨게임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엘피다) 등 3사로 D램 업계가 재편되면서 무분별한 증설보단 `가격 안정화'를 추구했다. 올해 메모리 업계에서 증설 혹은 시설 전환을 통한 캐파(생산능력) 확대는 예년 대비 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모바일 D램을 공급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가격만 맞으면 SK하이닉스가 이 같은 물량의 모바일 D램은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금까지 좀 더 다양한 업체들과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대규모 공급을 할 경우, 공급처가 점점 일원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삼성전자 물량이 빠질 경우, 다시 그만큼 공급할 수 있는 곳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처럼 대규모 물량의 메모리를 외부에서 조달한 적이 없는 만큼, 자체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해결하자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력한 방안이 바로 화성 13라인 미세 공정 전환을 통한 생산량 확대다. 현재 월 12만∼15만 장 규모로 생산되는 화성 13라인은 당초 25나노(2y나노) 최신 공정을 연말까지 전체 대비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를 50%까지 늘려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D램 생산량 증가율)를 30% 이하로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이 같은 공정 전환이 이뤄질 경우, 최대 50%까지 늘릴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메모리 시황이 회복되면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만 7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일부 투자 여력이 생기는 만큼 13라인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공급량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0년 이후 메모리 사업에서 최대 호황을 맞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일시적 현상에 따른 증산은 또 다른 모바일 D램 치킨게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모바일 D램 수요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요구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이것이 실질적인 소비로 연결되진 않았다. 이른바 `가수요'가 `진짜 수요'로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산 결정은 향후 공급 과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약 15∼20% 점유율을 갖고 있는 엘피다가 2분기 마이크론 합병 이후, 예상외로 빠르게 정상 가동된다면, 공급 과잉 요소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맞춰 생산능력을 맞췄을 경우, 잘못하면 모든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자체생산 확대 주장 속…치킨게임 재현 우려도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최대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통해서까지 모바일 D램을 공급받겠다고 나선 것은, 최근 모바일 D램 공급부족현상의 극단을 확인시켜준다.
관련업계는 3월부터 모바일 D램 공급 부족이 시작되면서 2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됐다면, 올해는 반격을 노리는 LG전자, 떠오르는 중국 업체들은 물론 소니, 노키아 등도 부활을 꿈꾸며 모바일 D램 선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SK하이닉스에 모바일 D램을 주문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다. 이 달 25일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후에도 각종 플래그십 모델은 물론 보급형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중이다. 연간 3억 대 이상 스마트폰 판매를 목표로 잡은 만큼 가장 중요한 부품인 모바일 D램의 안정적 공급도 필수다.
하지만 최근 메모리 업황은 지난해까지 좋지 않았다. 이에 따라 치킨게임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엘피다) 등 3사로 D램 업계가 재편되면서 무분별한 증설보단 `가격 안정화'를 추구했다. 올해 메모리 업계에서 증설 혹은 시설 전환을 통한 캐파(생산능력) 확대는 예년 대비 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금까지 좀 더 다양한 업체들과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대규모 공급을 할 경우, 공급처가 점점 일원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삼성전자 물량이 빠질 경우, 다시 그만큼 공급할 수 있는 곳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처럼 대규모 물량의 메모리를 외부에서 조달한 적이 없는 만큼, 자체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해결하자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력한 방안이 바로 화성 13라인 미세 공정 전환을 통한 생산량 확대다. 현재 월 12만∼15만 장 규모로 생산되는 화성 13라인은 당초 25나노(2y나노) 최신 공정을 연말까지 전체 대비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를 50%까지 늘려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D램 생산량 증가율)를 30% 이하로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이 같은 공정 전환이 이뤄질 경우, 최대 50%까지 늘릴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메모리 시황이 회복되면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만 7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일부 투자 여력이 생기는 만큼 13라인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공급량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0년 이후 메모리 사업에서 최대 호황을 맞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일시적 현상에 따른 증산은 또 다른 모바일 D램 치킨게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모바일 D램 수요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요구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이것이 실질적인 소비로 연결되진 않았다. 이른바 `가수요'가 `진짜 수요'로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산 결정은 향후 공급 과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약 15∼20% 점유율을 갖고 있는 엘피다가 2분기 마이크론 합병 이후, 예상외로 빠르게 정상 가동된다면, 공급 과잉 요소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맞춰 생산능력을 맞췄을 경우, 잘못하면 모든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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