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물류 육성ㆍ항공물류 확대에 노력할 것
통합 CJ대한통운의 신임 대표이사로 뽑힌 이채욱 부회장이 물류업계 `맏형`으로서 국내 물류선진화와 상생 실천을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31일 "각 지역 아파트 단지까지 택배 화물을 배송하면 단지 안에서 노인들을 배달원으로 활용해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노인과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CJ대한통운과 CJ GLS가 다음달 1일자로 합병하면 국내 택배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물류업계 `공룡 기업`으로 재탄생한다.

따라서 앞으로 통합 CJ대한통운이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지만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물류산업의 특성상 대기업의 선도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물류는 대기업이 투자를 많이 해야하는 산업이어서 `택배가 골목상권 아니냐`는 말은 맞지 않다"며 "택배 배송단가가 2천원대에 불과한데 한 번에 20∼30개만 배송해서는 기름값도 뽑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합병을 통한 대량 배송으로 이익을 창출한 뒤 이러한 이익을 지역 사회와 협력업체 택배 기사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대기업의 역할이라고 이 부회장은 설명했다.

물류산업이 IT 시스템과 첨단 설비 구축, 지역과 해외 네트워크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기업 투자 확대를 색안경을 끼고 볼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물류산업 선진화 필요에 대한 이 부회장의 확신은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부임하기 전부터 민간 기업과 인천국제공항공사 CEO를 지내면서 굳어진 것이다.

GE메디컬 아태지역 총괄사장, GE코리아 사장을 역임한 이 부회장은 "국내 회사에 다니다가 GE에 와서 보니 물류 코스트를 절감하기 위한 첨단 시스템이 인상적이 었다"며 "인천공항에서 페덱스, 쉥커, DHL 등 세계적인 물류회사 시설을 보다가 여기 와보니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인천공항에서 접한 글로벌 물류기업을 모델로 삼아 CJ대한통운의 항공물류 비중을 키우겠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복안이다.

그는 "인천공항 항공물류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물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해외 네트워크가 없어 80% 이상을 해외 기업에 내주고 있다"며 "중국, 동남아부터 해외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외국 기업들을 인수합병해 항공물량 확대에 신경쓸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물류 확대와 더불어 이 부회장이 추구하는 방향은 제3자 물류의 국내 정착을 통한 물류 분야 경제민주화 실현이다.

3자 물류란 제조기업이 독립된 물류기업에 외주를 주는 형태로 대다수의 선진 외국 기업들이 이런 유형으로 물류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재벌 위주의 우리나라 경제에서는 제조기업의 자회사가 물류를 수행하는 2자 물류의 비중이 큰 편이다. 전체 물류산업에서 3자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EU 80%, 미국 79%, 일본 70%, 우리나라 51%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부회장은 "입찰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룹 내에서 물류를 맡겨 질서를 흐트리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 우리는 물류 관련법조차 없는데 정부가 3자 물류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어주고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면 3자 물류가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CJ GLS에 맡기던 동남아 물류 수송 계약을 지난해 종료했지만 오히려 동남아에서 다른 기업 물량을 확보해 빈 자리를 메우는 등 `홀로서기`에 성공한 것이 이와 같은 3자 물류 확대의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올해 초 인천공항공사 사장 사임 직후 많은 기업들로부터 자리 제안을 받았지만 CJ의 기업관을 높이 평가해 CJ대한통운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임한다는 보도가 나가니 자리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며 "CJ는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기업관을 갖고 있는 데다 물류산업 육성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고 판단해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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