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요금에 누진세까지 겹쳐… 이달 3∼4째주 고비
14일부터 인상된 전력요금이 적용되는 가운데 이 달 3∼4째주 올 겨울철 최대 전력피크가 나타날 전망이어서 전력수급위기 이후 전력요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중순 이후 최근 한 달간 평균 기온은 -3.1℃로 평년(0.3℃)보다 약 3.4℃ 낮았으며 특히 이 달 상순의 경우, 평년에 비해 5.1℃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달 하순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추운 날이 많겠고 기온도 평년(-6∼3℃)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난방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 3일 최대전력수요가 7652만㎾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추위로 인한 전력사용량이 급증한 상황이어서 전력요금 인상과 난방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지난해 여름 이후 발생한 전력요금 폭탄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지경부는 지난 9일 주택용 2.0%, 일반용 4.6%, 산업용 4.4%, 교육용 3.5%, 가로등용 5.0%, 농사용 3.0%, 심야전력 5.0% 인상하는 전력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주택용 요금 인상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2.0%로 책정되면서 실제 요금인상 효과(도시가구 기준 월평균 930원)는 상대적으로 축소됐지만 난방수요에 따른 사용량 증가로 인한 요금 상승 부담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 주택용에만 적용되는 누진제(사용량이 커질수록 높은 단가를 적용하는 제도)로 인해 전력사용량 증가율보다 큰 폭으로 요금이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누진제는 지난 1974년 1차 오일쇼크(석유파동)를 계기로 전력소비 절약 유도를 위해 도입된 후 지난 2004년부터 6단계(월 100㎾h 단위), 누진율(최저단계와 최고단계간 적용요금 비율 차) 11.7배가 적용 중 이다.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누진제는 매우 특수한 제도다. 영국ㆍ프랑스ㆍ캐나다 등은 단일요금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대만(이하 누진율ㆍ1.9∼2.4)ㆍ일본(1.4)ㆍ미국(1.1) 등도 우리의 누진율(11.7)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누진제로 인해 지난해 9월 발부된 8월 전력요금 고지서에서 높은 요금을 부과 받은 가구가 많았다. 폭염과 열대야로 에어컨 사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었지만 전력요금 폭탄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요금 산정체계에 대한 불만과 함께 누진제가 가정용에만 적용되는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됐다. 이 때문에 1월 전력요금 고지서가 나오는 다음달에도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누진제 수준의 적정성 여부의 경우, 해당 국가의 전력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정부가 전력수요 예측을 잘못한 책임을 과도한 누진제로 전가하는 것과 같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이 끝나자마자 전력요금 현실화를 이유로 요금을 인상하면서도 지난 여름부터 논란이 됐던 누진제는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통령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경부는 전력요금 누진제 관련 개선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력요금 현실화와 전력수급 안정화 문제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규종 지경부 전력진흥과장은 "전력요금 누진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문제는 방법"이라면서 "현재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요금제와 수급 상황 등 여러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당장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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