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IT 예산을 축소하면서 대형 외산 서버업체 제품보다 비교적 저렴한 중소형 외산 서버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 외산 서버업체들의 매출은 늘고 있지만, 기존 대형 외산 서버업체 외에 이들과 또 경쟁해야 하는 국산 서버업체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비용절감과 맞춤형 서버 제작을 이유로 슈퍼마이크로와 같은 중소형 외산 서버업체의 제품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 신장을 이룬 국내 유통사들은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슈퍼마이크로의 국내 유통사인 슈퍼솔루션은 지난해 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약 40% 늘어난 1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형 서버업체들을 통해 구할 수 없었던 제품을 주문 제작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당당히 다른 업체의 제품을 밀어내고 자사 서버 공급이 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슈퍼솔루션 관계자는 "대형 서버 업체에 비해 약 30% 가까이 저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도 1000여개가 넘으면서 고객들의 구매가 늘고 있다"며 "올해만 해도 기존 HP나 IBM 등의 제품을 도입해 쓰던 대형 포털과 공공기관, 연구소 등에서 일부 서버를 우리 제품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매출 신장에 힘입어 슈퍼솔루션은 지난해 50여개였던 채널사를 올해 150여개로 확대한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300여개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슈퍼마이크로의 또 다른 유통사인 디에스엔지는 지난해 말부터 NHN이나 LG U플러스 등 대형 고객사의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이 역시 기존 HP나 델, IBM을 쓰던 고객이어서 대형 업체를 밀어냈다는 자신감 외에도, 추가적으로 대형 프로젝트 논의를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기대가 더 크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디에스엔지 관계자는 "서버는 성능보다 가격에 좌지우지되는 게 많은데 저렴한 가격과 선택의 폭이 넓은 점이 기업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은 것 같다"며 "대형업체들 사이에서 꾸준히 서버 판매를 강화하고, 올 연말 완료되는 기술연구소를 통해 스토리지 사업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소형 외산 서버업체들이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국산 서버 업체들의 불안은 더 깊어지고 있다. 기존 HP나 IBM, 델 등 대형업체들과 경쟁에서도 밀리는 상황인데, 중소형 서버업체들까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점점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 국산 서버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국산 서버업체들은 인텔 제품을 조립한 업체들인데 슈퍼마이크로처럼 제품이 다양하지 못해 물건 납품을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구체적인 수치로 손해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대형 서버업체들 외에도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산 서버업체 관계자는 "국산 서버에 비해 가격 차이가 크지 않는데다가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많은 점, 그리고 외산제품을 선호하는 국내 정서 때문에 중소 서버업체 제품의 인기다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경쟁 구도도 버티기 힘든데 중소 서버업체까지 신경 써야 하니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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