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르고 있는 아동 대상 성범죄로 인해 우리 사회에도 아동 음란물에 대해 불관용(Zero Tolerance) 원칙을 천명하며 법적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아동 음란물을 더 이상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고 있다.

성범죄 전과가 없는 단순 아동 음란물 소지자도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며, 아동 음란물을 다운받은 후 바로 삭제한 경우에도 소지죄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아동 음란물 소지자에 대해 5~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고 있고, 영국의 경우 제작자 10년, 소지자 5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등 이미 여러 국가에서 아동 음란물에 대해 불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가 지금에라도 처벌을 강화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사회적 약자로서의 아동에 대한 성적 착취와 아동 음란물에 대한 불관용 원칙은 현재의 우리 자녀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장치이자, 미래의 후손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물려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타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자들에 대한 불관용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제공하는 것이다.

불관용 원칙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목표와 원칙의 명확성, 방법의 적절성과 현실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즉, 아동에 대한 성적 착취 예방을 목표로 명확히 세우고, 구체적인 원칙에 근거하여 아동 음란물 여부를 식별하며, 음란물 배포 및 소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고, 처벌에 대한 우회가능성이 낮으며, 이 과정의 사회적 비용이 합리적 수준으로 낮아야 불관용 원칙이 자리잡힐 수 있다.

아동 음란물은 성인물과 달리 단순한 시청각적 음란의 차원이 아니라 제작 행위 자체가 성범죄 행위이면서, 음란물 제작을 위해 아동 납치와 같은 추가 범죄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를 다운받아 수요를 창출하는 행위 또한 공급을 부추겨 범죄행위를 방조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불관용 원칙이 아동 음란물 소지 처벌 강화로 수요를 억제하고 이를 통해 공급을 억제함으로써 아동에 대한 성적 착취와 폭력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구분 기준의 경우 실제 아동이 출연하지 않아도 교복 착용 등 아동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경우 처벌대상에 포함되는 등 아직 모호한 부분이 존재하므로, 우선 처벌 대상이 되는 아동 음란물의 기준과 식별 방법이 명확히 제시되고 엄밀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아동 음란물을 삭제하거나 숨기는 우회행위를 방지하여 처벌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음란물 제작과 유통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엄청난 수의 동영상 중에서 아동 음란물을 일일이 구분하는 작업은 엄청난 시간과 돈이 투여되는 비용 소모적인 작업이므로, 이 비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의 적절성과 현실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직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방식의 아동 음란물 검출 기술들이 이미 개발되어 사람에 의한 모니터링을 직ㆍ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이러한 자동 검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도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아동 착취행위의 증거물로서의 음란물과 소지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증거들을 확보하기 위한 포렌식 수사기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들에는 파일 삭제 등 우회행위를 탐지하는 기술과 삭제된 동영상 중 남아있는 일부 흔적만으로 동영상을 복원해내는 기법 등이 포함될 수 있다. PC에 저장된 아동 영상물을 몰수하기 위한 절차적, 기술적 방법과 성적 착취 목적으로 납치되거나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내기 위한 온라인 기술에 대한 연구도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법 문구에 의존하는 음란물에 대한 전쟁선포와 사람에 의존하는 모니터링과 수사 방식만으로는 아동 음란물에 대한 전쟁에서 승리를 쉽게 점칠 수 없다. 바로 지금, 아동에 대한 성적 착취에 대항하여 법ㆍ정책과 기술 모든 분야 걸친 본격적인 싸움을 벌여나가야 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ㆍ사이버국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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