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세포 역분화로 배아ㆍ성체줄기세포 한계 극복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영국의 존 거던과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에게 돌아갔다. 우리 몸의 체세포으로부터 다양한 기능을 하는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줄기세포를 만드는 역분화 기술을 개발하고, 그렇게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질병의 치료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제 일본은 물리, 화학, 생리학 분야에서만 1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기초과학 강국으로 분명하게 자리를 잡았다.
우리 몸은 100조 개에 가까운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세포들은 모두 고유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피부 세포는 몸을 보호해주고, 근육 세포는 팔다리를 움직이도록 해준다. 뇌의 명령이나 감각 기관의 신호를 전달해주는 신경 세포도 있고, 외부의 독성 물질이나 미생물을 퇴치해주는 면역 세포도 있다. 우리가 후손을 남길 수 있도록 해주는 생식 세포도 있다.
모든 세포는 하나의 수정란으로부터 복잡한 단계의 분화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생식 세포를 제외한 모든 체세포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똑같은 유전정보가 담긴 동일한 핵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가 들어있다. 모든 체세포가 우리의 생존에 필요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체세포는 복잡한 분화 과정에서 특정한 생리적 기능만을 수행하도록 모양과 특징이 결정된다.
체세포가 분화의 과정에서 특정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결정되는 과정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수정란이 분화되는 초기 단계의 배아(胚芽)와 성체의 골수, 지방조직, 혈액에는 생리적 기능이 정해지지 않은 줄기세포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기능이 분화되지 않은 그런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세포의 문제로 발생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치료에 이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배아줄기세포는 채취 과정에 대해 심각한 윤리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인공수정에서 남은 수정란을 이용하는 방법에도 윤리적인 어려움이 있다. 성체줄기세포의 경우에는 윤리 문제보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더 심각하다. 성체줄기세포를 분화시켜서 얻을 수 있는 기능이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체세포를 이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다시 줄기세포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문제였다. 존 거던은 1962년에 올챙이의 창자에서 채취한 체세포의 핵을 개구리 난자의 핵에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세포의 분화가 가역적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체세포의 핵을 이식한 수정란도 멀쩡한 올챙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쉽게 채취할 수 있는 체세포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야마나카는 2006년에 쥐의 섬유아(芽)세포에 4개의 유전자를 주입함으로써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생리적 기능이 분화된 세포로 배양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다시 섬유아세포, 신경 세포, 내장 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에도 성공을 했다. 분화가 완료되어 특정한 생리적 기능만을 수행하는 체세포를 다시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길이 열린 셈이다.
야마나카 교수의 남다른 경력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에야 자신이 정형외과 의사에게 필요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 과학계는 엄청난 좌절을 경험한 그에게도 유능한 생리학자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성공 확률이 낮은 그의 연구에도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했다. 일본 과학계가 학력이나 경력보다는 현재의 연구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해서 지원해주는 유연하고 현실적인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SCI 논문수와 인용지수에만 매달리는 정량적인 평가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대한화학회 회장)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영국의 존 거던과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에게 돌아갔다. 우리 몸의 체세포으로부터 다양한 기능을 하는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줄기세포를 만드는 역분화 기술을 개발하고, 그렇게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질병의 치료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제 일본은 물리, 화학, 생리학 분야에서만 1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기초과학 강국으로 분명하게 자리를 잡았다.
우리 몸은 100조 개에 가까운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세포들은 모두 고유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피부 세포는 몸을 보호해주고, 근육 세포는 팔다리를 움직이도록 해준다. 뇌의 명령이나 감각 기관의 신호를 전달해주는 신경 세포도 있고, 외부의 독성 물질이나 미생물을 퇴치해주는 면역 세포도 있다. 우리가 후손을 남길 수 있도록 해주는 생식 세포도 있다.
모든 세포는 하나의 수정란으로부터 복잡한 단계의 분화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생식 세포를 제외한 모든 체세포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똑같은 유전정보가 담긴 동일한 핵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가 들어있다. 모든 체세포가 우리의 생존에 필요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체세포는 복잡한 분화 과정에서 특정한 생리적 기능만을 수행하도록 모양과 특징이 결정된다.
체세포가 분화의 과정에서 특정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결정되는 과정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수정란이 분화되는 초기 단계의 배아(胚芽)와 성체의 골수, 지방조직, 혈액에는 생리적 기능이 정해지지 않은 줄기세포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기능이 분화되지 않은 그런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세포의 문제로 발생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체세포를 이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다시 줄기세포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문제였다. 존 거던은 1962년에 올챙이의 창자에서 채취한 체세포의 핵을 개구리 난자의 핵에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세포의 분화가 가역적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체세포의 핵을 이식한 수정란도 멀쩡한 올챙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쉽게 채취할 수 있는 체세포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야마나카는 2006년에 쥐의 섬유아(芽)세포에 4개의 유전자를 주입함으로써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생리적 기능이 분화된 세포로 배양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다시 섬유아세포, 신경 세포, 내장 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에도 성공을 했다. 분화가 완료되어 특정한 생리적 기능만을 수행하는 체세포를 다시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길이 열린 셈이다.
야마나카 교수의 남다른 경력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에야 자신이 정형외과 의사에게 필요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 과학계는 엄청난 좌절을 경험한 그에게도 유능한 생리학자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성공 확률이 낮은 그의 연구에도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했다. 일본 과학계가 학력이나 경력보다는 현재의 연구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해서 지원해주는 유연하고 현실적인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SCI 논문수와 인용지수에만 매달리는 정량적인 평가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대한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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