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기술보호 및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기술유출 방지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획재정부의 지원 아래 지경부 공정위 경찰청 특허청 중기청 등이 관련 제도 개선과 지원프로그램 개발에 총출동한다. 범 부처가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파수꾼이 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아마 처음일 것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어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중소기업은 기술보호 역량이 취약하고 사전 중재조정 지원시스템이 부족해서 많은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기술을 보호하는데 정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굳은 만큼 중소기업이 기술유출로 피해를 보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중소기업은 기술유출의 사각지대였다. 산업기밀보호센터 조사에 따르면 기술유출 사건의 69%는 중소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 3년 간 기술유출 피해를 경험한 기업은 조사 대상의 12.5%에 이른다. 1건 당 피해규모는 평균 15억8000만원이었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에서는 기술유출이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청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진출 중소기업의 44.2%가 기술유출을 경험했다. 국내보다 3.5배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중소기업 기술유출은 주로 퇴직 임직원에 의해 발생했다. 유출원의 74.6%가 전직 직원이었다. 중국 진출 기업의 경우 현지직원에 의한 유출이 82%였다.

기술유출 경로에 대한 통계를 보면 여전히 초보적인 보안 허점이 드러난다. 복사와 절취로 인한 유출이 38.9%에 달했다. 인력 스카웃이나 관계자 매수 등은 은밀히 이뤄지기 때문에 예방이 어렵다. 그러나 복사나 절취, IT기기를 경로로 활용하는 유출은 CCTV설치와 카메라, USB사용통제, 온라인 보안관제 등으로 많은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얼마 전 첨단 아몰레드(AMOLED) 기술이 USB에 담겨 유출됐는데도 CCTV가 설치되지 않아 범인을 적발하지 못한 사건은 우리 중소기업들의 보안 의식을 그대로 드러낸다. 중국진출 중소기업들은 기술유출을 인지하고서도 88.5%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중소기업들이 기술보호의 중요성을 공감하면서도 보호방법을 알지 못하거나 영세해 관련 투자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기업들이 기술보호에 투자하는 금액은 대기업의 8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해외 진출 중소기업의 경우 현지 관련법규와 제도를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해 대응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소기업들의 기술보호에 대한 인식과 체계는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보호 재무장에 나선 것은 이런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전환점이 돼야 한다.

그러나 우선 기업 스스로 보호능력을 길러야 한다. 정부가 아무리 전 방위적 지원을 한다고 해도 중소기업 스스로 인식을 바꾸고 직원 교육과 담당자 배치, 적절한 투자를 하지 않는 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은 나아질 수 없다. 정부의 지원도 여기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 기술보호의 중요성을 자각한 중소기업들에게는 대폭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기술보호에 대한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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