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ㆍ규산과 결합땐 독성 없어져… 괴담 사실과 달라
불산(플루오린화수소) 유출 사고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주민들에게 소홀했던 정부가 뒤늦게 재난지역을 선포했지만 성난 주민들을 달래지는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신들의 고통을 외면하던 정부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애써 가꾼 농작물이 누렇게 말라죽고, 주민과 가축이 시름시름 앓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주민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엄청난 것이다. 정확한 정보로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불산을 옮기는 작업자들이 평상복 차림이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사실 문제의 핵심은 불산의 독성이 아니다. 불산의 독성을 애써 외면했던 기업과 그런 기업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정부가 문제였다.
언론과 인터넷이 황당한 괴담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불소(플루오린) 이온이 쉽게 분해되지 않아서 문제라는 환경공학자와 화학공학자의 무책임한 발언이 대표적인 괴담이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아닌 불소가 분해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불소 이온의 분해를 들먹이는 사람은 화학의 가장 기본적인 지식도 갖추지 못한 엉터리 전문가인 셈이다.
불산이 토양이나 물 속에서 20년이나 남아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준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는 괴담이다. 다이옥신과 같은 분자 상태의 물질인 경우에는 더 작은 물질로 분해가 되면서 독성이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물질이 분해되어야만 독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물질에 화학적으로 단단하게 결합해서 독성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불산이 그렇다.
토양이나 물에는 불산의 독성 제거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잔뜩 들어 있다. 석회석의 칼슘과 모래의 규산(실리카)이 그런 물질이다. 불산이 칼슘과 결합하면 물에 녹지도 않고, 화학적으로도 안정한 불화칼슘(플루오린화칼슘)이 되고, 규산과 결합하면 불화규산(플루오로규산)이 된다. 불산이 칼슘이나 규산과 결합해서 안정화되면 더 이상 사람, 가축, 농작물에 독성을 나타낼 수 없게 된다. 공기 중에 유출된 불산 중 토양에 떨어지거나 물에 녹아들어간 소량의 불산은 이미 칼슘이나 규산과 결합해서 안정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불산이 뼈를 녹인다는 주장도 지나치게 과장된 괴담이다. 불산 수용액에 뼈를 넣어두면 녹아버리는 것은 사실이다. 뼈의 인산칼슘이 불산과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기 중으로 유출된 불산 가스가 사람이나 가축의 뼈를 녹게 만들 가능성은 전혀 없다. 뼈가 녹아버릴 정도로 많은 양의 불산을 흡입했다면 뼈가 녹기 전에 생명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불산이 암을 일으키고,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괴담이다. 불소는 지구상에서 13번째로 많은 원소로 바닷물에도 평균 1.3ppm 정도가 녹아있다. 지구상의 생물은 진화적으로 적은 양의 불소에 적응을 한 상태다. 우리 뼈와 치아에도 3그램 정도의 불소가 들어있다. 불소가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지질학적 이유로 너무 많은 불소가 녹아있는 지하수를 장기간에 걸쳐 마시면 치아가 까맣게 변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소석회(수산화칼슘)를 뿌렸어야 한다는 주장도 억지다. 불산 수용액을 쏟았을 때는 소석회가 유용하지만 불산이 가스 상태로 유출된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소석회를 물에 녹여 공중으로 살포할 수는 있겠지만 큰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수습 과정에서 마구 뿌린 소석회 때문에 고약한 냄새가 풍기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크다.
이번 사고의 피해를 2차 피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한 지도 검토가 필요하다. 일부 언론은 사고 이틀 후부터 농작물이 말라죽은 장면과 고통 받고 있는 주민과 가축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다만 무심한 정부와 사회가 관심을 가질 때까지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대한화학회 회장)
불산(플루오린화수소) 유출 사고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주민들에게 소홀했던 정부가 뒤늦게 재난지역을 선포했지만 성난 주민들을 달래지는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신들의 고통을 외면하던 정부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애써 가꾼 농작물이 누렇게 말라죽고, 주민과 가축이 시름시름 앓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주민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엄청난 것이다. 정확한 정보로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불산을 옮기는 작업자들이 평상복 차림이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사실 문제의 핵심은 불산의 독성이 아니다. 불산의 독성을 애써 외면했던 기업과 그런 기업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정부가 문제였다.
언론과 인터넷이 황당한 괴담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불소(플루오린) 이온이 쉽게 분해되지 않아서 문제라는 환경공학자와 화학공학자의 무책임한 발언이 대표적인 괴담이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아닌 불소가 분해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불소 이온의 분해를 들먹이는 사람은 화학의 가장 기본적인 지식도 갖추지 못한 엉터리 전문가인 셈이다.
불산이 토양이나 물 속에서 20년이나 남아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준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는 괴담이다. 다이옥신과 같은 분자 상태의 물질인 경우에는 더 작은 물질로 분해가 되면서 독성이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물질이 분해되어야만 독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물질에 화학적으로 단단하게 결합해서 독성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불산이 그렇다.
불산이 뼈를 녹인다는 주장도 지나치게 과장된 괴담이다. 불산 수용액에 뼈를 넣어두면 녹아버리는 것은 사실이다. 뼈의 인산칼슘이 불산과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기 중으로 유출된 불산 가스가 사람이나 가축의 뼈를 녹게 만들 가능성은 전혀 없다. 뼈가 녹아버릴 정도로 많은 양의 불산을 흡입했다면 뼈가 녹기 전에 생명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불산이 암을 일으키고,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괴담이다. 불소는 지구상에서 13번째로 많은 원소로 바닷물에도 평균 1.3ppm 정도가 녹아있다. 지구상의 생물은 진화적으로 적은 양의 불소에 적응을 한 상태다. 우리 뼈와 치아에도 3그램 정도의 불소가 들어있다. 불소가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지질학적 이유로 너무 많은 불소가 녹아있는 지하수를 장기간에 걸쳐 마시면 치아가 까맣게 변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소석회(수산화칼슘)를 뿌렸어야 한다는 주장도 억지다. 불산 수용액을 쏟았을 때는 소석회가 유용하지만 불산이 가스 상태로 유출된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소석회를 물에 녹여 공중으로 살포할 수는 있겠지만 큰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수습 과정에서 마구 뿌린 소석회 때문에 고약한 냄새가 풍기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크다.
이번 사고의 피해를 2차 피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한 지도 검토가 필요하다. 일부 언론은 사고 이틀 후부터 농작물이 말라죽은 장면과 고통 받고 있는 주민과 가축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다만 무심한 정부와 사회가 관심을 가질 때까지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대한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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