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57억 반토막 난데 이어 올들어 71억 그쳐
고액기부도 급감… 독지가 55억 기증 `체면치레`
학내갈등 여파 서총장 개혁 전선 차질이 주요인

올 들어 KAIST 발전기금 액수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며, 고액 기부자도 점점 뜸해지고 있다.

서 총장 취임 이후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발전기금이 쇄도했지만 2009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고, 50억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도 눈에 띌 정도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9월 현재 KAIST 발전기금이 71억원에 그치는 등 교수와 학생들의 서남표 총장에 대한 사퇴요구 및 특허 도용 관련 경찰수사 등 학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발전기금 기탁의 손길이 주춤하고 있는 형국이다.

9일 KAIST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기탁된 KAIST 발전기금은 641건(기탁자 627명), 71억원에 그치고 있다. 서 총장이 취임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 아래로 급감하면서 발전기금 액수가 곤두박질친 것.

이러한 현상은 서 총장의 퇴진을 둘러싼 교수협의회와 학생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해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KAIST 발전기금 액수는 전년(2010년)에 비해 47.8% 감소한 157억원(1381명 기부, 3645건)으로 급감했다. 기부자와 기부건수도 덩달아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학내 갈등의 여파로 서 총장의 개혁전선에 빨간불이 켜져 KAIST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신뢰가 점차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도별 발전기금 약정현황을 보면 서 총장이 취임한 2006년 51억원에 그쳤던 발전기금이 이듬해 2007년 146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고, 2008년에는 675억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한데 이어 2009년 378억원, 2010년 328억원, 2011년 157억원, 2012년 9월 현재 71억원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익명의 독지가가 KAIST에 55억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기증해 그나마 줄어들고 있는 발전기금 모금에 숨통을 틔어 줬다. 지난 2009년 김병호 서전농원 회장이 300억원을 KAIST에 기부한 남편의 뜻을 이어받아 김삼열 여사가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지 꼭 1년 만에 고액의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익명의 독지가의 기부가 없었더라면 올 들어 KAIST 발전기금은 16억원에 그칠 뻔했다.

KAIST 관계자는 "학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그동안 서 총장의 개혁에 공감하며 세계에서 우수한 대학으로 발돋움하려는 KAIST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신뢰가 다소 희미해진 것 같다"면서 "고액의 기부자가 줄어들었을 뿐 KAIST의 발전을 희망하는 기부의 손길은 아직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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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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