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자금이 장기 국고채에 몰리면서 장단기 금리가 서로 뒤바뀌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졌고 10일 발행될 국고채 30년물 발행금리는 20년물 유통금리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투자협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5일 2.98%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를 밑돌았고 6일에도 2.99%로 이 틀째 금리역전 현상을 보였다.

7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방침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금리가 비교적 큰 폭인 0.07%포인트 오른 3.06%로 역전현상은 해소됐다.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월 6일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이후 2개월이 넘도 록 역전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지난달 23일 2.98%로 기준금리와 역전되고 나서 계속 2%대를 기록했으며 이달 7일에도 `ECB 효과`로 0.07%포인트 뛰었지만 2.90%에 그쳤다.

기준금리는 한은이 금융기관과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등을 할 때 기준이 되는 정책금리로 7일물 RP매각시 고정입찰금리로 사용한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처럼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을 장단기 금리역전이라고 한다.

장단기 금리역전은 일반적으로 미래의 경기 부진을 반영하지만 최근 현상은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원인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가 10일 사상 처음으로 발행할 예정인 30년 만기 국고채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발행금리 결정은 10년물 국고채 금리에 각각 0.03%포인트, 0.06%포인트 더하는 방식으로 정해졌다.

7일 종가 기준으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06%로 20년물(3.11%)보다 0.5%포인트 높기 때문에 30년물 발행금리가 20년물 유통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도 예고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달리 외국인 채권투자가 장단기 금리 축소 현상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저성장 기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는 펀더멘털 측면보다는 시장 수급이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내에 즉시연금에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장기물 위주로 사들이고 있고 무디스와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한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며 "금리역전이라기보다 장기금리의 하락이 이번 상황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0년물 금리의 역전은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으로 국고채 매입을 미루다 추격매수에 들어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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