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공화국' 오명속 국가부채 403조보다 많아
정규취업자 8명중 1명 사실상 공무원 '부담가중'
지방정부는 적자성 채무ㆍ복지비용 증가로 악화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와 공공기업 및 기관 등 공적영역의 부채가 최근 몇 년 동안 급증하며 한국 경제의 재정 파탄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부채는 이미 국가 부채를 넘어설 정도로 불어난 상태고, 지방정부는 적자성 채무 증가와 복지비용 급증으로 재정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공기업 영역이 비대와 함께 부채 규모 역시 커지면서, 사실상 공기업 공화국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전문가들은 정규직 상용 근로자수가 1000만명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100만명에 육박하는 공무원과 25만여명의 공공기관 임직원 등을 고려할 경우 정규 취업자 8명당 1명이 사실상 공무원인 정도로 우리 경제에서 공적비중은 매우 높다.

6일 기획재정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중앙정부의 적자성 부채는 큰 폭으로 늘고,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계속 떨어졌고 공공기관의 부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으로 중앙정부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32.6%에 달하는 403조원이다. 2009∼2010년까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쓰는 바람에 83조원의 부채가 늘었고, 작년에는 국채발행이 증가해 29조원이 추가로 늘었다. 특히 정부 부채 중 적자성 부채가 크게 늘고 있다. 적자성 부채는 2005년 100조원, 2007년 127조원이었지만 올해엔 222조원으로 급증했다. 적자성 부채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대응자산이 없어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재정은 급증하는 사회복지비 지출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최근 6년 간 중앙정부의 연간 사회복지비 지출이 10.1%인데 비해 지방정부의 연간 사회복지비 지출은 이보다 4.2%포인트 많은 14.3%였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은 지방정부의 지출 증가분에 미달하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재정이 급격히 나빠질 우려가 있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지적이다.

공공기관 부채는 더욱 심각하다. 작년 말 현재 공공기관의 부채는 국가부채보다 43조원이 더 많은 464조원에 달했다. 공공기관의 부채를 총 자본(235조원)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197%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100% 이하가 정상적이다.

우리나라 공기업의 순자산가치(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는 1777억달러로 OECD회원국 중 최상위권이었다. 공기업의 순자산가치가 1000억달러을 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프랑스(1577억달러)ㆍ노르웨이(1310억달러)ㆍ이탈리아(1054억달러) 등 4개국 뿐이었다.

국가 경제에서 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기업 순자산의 비율 역시 우리나라는 16.8%로 OECD 34개국 회원국 평균치의 1.7배였다.

공기업 부채가 이처럼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은 공기업에 부채에 대한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부채를 정부가 떠맡는 구조인데다 정부의 예산사업이 국회의 통제를 받는 것과는 달리 공기업은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벌일 수 있어 이것이 공기업의 부채를 증가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공부채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부채비율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공공분야에 민간이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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