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선거열기가 점차 달아오르는 것 같다. 이번 대선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기존 정치권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강력한 인물로 부각되면서 이전 선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누가 승리하고 대권을 잡느냐 하는 것과 무관하게 새로운 정치, 새로운 통치방식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새롭게 집권한 정권은 새로운 정치를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하나는 정부행정조직이나 정부기구들을 재구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물을 교체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정치적 성격이 강한 인물교체보다는 조직과 기구를 개편하는 방안이 국민들에게는 더 신선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실제 역대 정권들은 집권초기 새로운 정부조직을 신설, 통합하면서 통치의 상징적 의미를 부여해 왔다. 그렇게 본다면 이명박 정부를 상징하는 부처는 아마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가 싶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기존의 정보통신부 일부 기능과 방송위원회를 통합해 만든 정책과 규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이른바 총괄기구로서 출범하였다.
그렇지만정권이 거의 끝나가는 지금 평가한다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당시 내걸었던 방송통신융합이라는 급격한 기술발달 흐름에 과연 효과적으로 대처했는가에 대해 그렇게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울 것이다. 도리어 통합기구의 효율성보다 정치적으로 안배된 위원회 형태의 기구가 가진 폐해만 더 크게 노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보니 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대권경쟁 만큼이나 방송통신 규제기구 개편을 놓고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정무적으로 안배된 위원회 형태의 정책부서가 합리적인 것인가에서부터 방송과 통신을 통합해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문제점이 지적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방송과 통신을 통합해서 규제하다보니 정치적 갈등속에 통신정책은 실종되고, 1990년대 이후 세계 최고라고 자랑해왔던 IT강국의 위상이 흔들리게 되었다는 지적은 나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의식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최근 규제개편 논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은 이러한 ICT 거버넌스 개편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와 같은 정부부처들이라는 것이다. 이들 부처들은 별도의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별도의 연구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거나 외부용역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개편안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실제 일부 이렇게 만들어진 개편안들이 발표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처럼 개편논의 주체가 정부기관들이라면 그 내용이 아무리 이상적인 목표들을 내건다고 해도 결국 부서의 이해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마치 정치권에서의 논의가 각 정파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같은 논의구조가 과연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는 심히 우려된다.
어차피 정부부처들이 주도하는 개편논의는 본질적으로 규제자 입장이 우선되지 시청자나 이용자 이익은 뒷전으로 밀려 허무할 수밖에 없다. 물론 피규제자인 관련 사업자들의 입장도 별로 나아질 것이 없을 것이다. 정부기관입장에서 사업자들은 결국 규제대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병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기 전 무려 몇 년간 접점없이 지속되었던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간의 갈등이 잘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민주적 거버넌스는 국가와 민간 그리고 사업자가 균형을 유지하면서 자율과 타율이 융합된 생태계적 규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공익, 시청자 주권은 물론이고 국가적 목표와 사업자의 이해가 균형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조직 이해득실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부부처들이 주도해서는 결코 이 같은 민주적 거버넌스를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이들 부처들이 방송통신위원회 구성 당시 첨예하게 갈등했던 기관들이라는 점에서 그런 우려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어쩌면 새로운 정권이 해야 할 역할은 이같이 어딘가 정상적이지 않은 낡은 논의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닌가 싶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통상적으로 새롭게 집권한 정권은 새로운 정치를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하나는 정부행정조직이나 정부기구들을 재구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물을 교체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정치적 성격이 강한 인물교체보다는 조직과 기구를 개편하는 방안이 국민들에게는 더 신선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실제 역대 정권들은 집권초기 새로운 정부조직을 신설, 통합하면서 통치의 상징적 의미를 부여해 왔다. 그렇게 본다면 이명박 정부를 상징하는 부처는 아마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가 싶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기존의 정보통신부 일부 기능과 방송위원회를 통합해 만든 정책과 규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이른바 총괄기구로서 출범하였다.
그렇지만정권이 거의 끝나가는 지금 평가한다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당시 내걸었던 방송통신융합이라는 급격한 기술발달 흐름에 과연 효과적으로 대처했는가에 대해 그렇게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울 것이다. 도리어 통합기구의 효율성보다 정치적으로 안배된 위원회 형태의 기구가 가진 폐해만 더 크게 노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보니 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대권경쟁 만큼이나 방송통신 규제기구 개편을 놓고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정무적으로 안배된 위원회 형태의 정책부서가 합리적인 것인가에서부터 방송과 통신을 통합해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문제점이 지적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이러한 ICT 거버넌스 개편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와 같은 정부부처들이라는 것이다. 이들 부처들은 별도의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별도의 연구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거나 외부용역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개편안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실제 일부 이렇게 만들어진 개편안들이 발표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처럼 개편논의 주체가 정부기관들이라면 그 내용이 아무리 이상적인 목표들을 내건다고 해도 결국 부서의 이해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마치 정치권에서의 논의가 각 정파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같은 논의구조가 과연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는 심히 우려된다.
어차피 정부부처들이 주도하는 개편논의는 본질적으로 규제자 입장이 우선되지 시청자나 이용자 이익은 뒷전으로 밀려 허무할 수밖에 없다. 물론 피규제자인 관련 사업자들의 입장도 별로 나아질 것이 없을 것이다. 정부기관입장에서 사업자들은 결국 규제대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병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기 전 무려 몇 년간 접점없이 지속되었던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간의 갈등이 잘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민주적 거버넌스는 국가와 민간 그리고 사업자가 균형을 유지하면서 자율과 타율이 융합된 생태계적 규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공익, 시청자 주권은 물론이고 국가적 목표와 사업자의 이해가 균형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조직 이해득실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부부처들이 주도해서는 결코 이 같은 민주적 거버넌스를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이들 부처들이 방송통신위원회 구성 당시 첨예하게 갈등했던 기관들이라는 점에서 그런 우려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어쩌면 새로운 정권이 해야 할 역할은 이같이 어딘가 정상적이지 않은 낡은 논의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닌가 싶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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