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추가소송 움직임 속 '특허권' 문제 지적
둥근모서리 사각형 제품은 삼성이 먼저 출시
특허전문가 "미 지적재산권 재검토해야" 제기

미국 배심원이 일방적으로 애플의 디자인 특허권을 선언했지만, 이미 삼성전자가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전에 같은 모양의 휴대폰을 선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무력화할 수 있는 이같은 증거가 배심원 심의과정에서 배제되면서 미국 배심원 평결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원에서 심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삼성전자 측은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 2006년에 둥근 직사각형 형태의 풀터치 폰 'F700' 모델을 출시한 증거물을 제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F700의 디자인은 삼성이 애플 아이폰보다 먼저 '둥근모서리의 사각형'모델을 상용화했다는 명백한 물증이다. 하지만 이같은 물증은 증거채택 기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담당판사인 루시 고 판사에 의해 기각됐다.

외신들은 이처럼 특허소송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물증이 배제된 것 뿐만 아니라 배심원의 평결이 손해배상 내역과 일치하지 않는 점, 방대한 분량의 복잡한 평결을 단 시간 내 마무리지으면서 '날림 판결'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지 특허전문가들도 "미국의 지적재산권 시스템이 재검토돼야 한다"며 제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일부 누리꾼 가운데에서는 "이참에 애플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스마트 기기 디자인의 독점권을 확보한 애플이 타 스마트기기 제조사에도 특허 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배심원이 특허 침해를 인정한 애플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관련 특허들은 안드로이드 진영이 모두 사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애플의 추가적인 줄소송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국내 LG전자, 팬택 등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제조사들이 애플과의 특허전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미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LG전자의 입장에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내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아직 판결이 최종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일단 디자인권을 인정받은 애플이 여세를 몰아 바로 다음 타깃을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구글은 "애플의 특허권이 안드로이드OS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IT전문 외신 더 버즈(The Verge)는 구글이 "항소법원에서 애플의 특허 주장의 유효성을 재조사할 것"이라며 "이 주장의 대부분은 안드로이드OS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구글은 "우리는 소비자에게 혁신을 제공함과 동시에 적절한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이를 제한하는 어떤 행위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미국에서의 참패로 인해 7.45%가 급락한 118만원대까지 빠져 14조원이 증발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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