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밍언어 'data-p' 개발 최시영 싸이브레인 대표
"핵심기술이 없으면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고, 핵심기술을 갖기 위해서는 한국 사람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필요합니다."

최근 범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data-p'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최시영 싸이브레인 대표는 1980년대 초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SW 개발에 발을 들여놓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최시영 대표는 이후 유닉스, C언어 등을 공부했고 프리랜서 개발자로 활동하던 2004년 미국에 여행을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최 대표는 "당시 미국의 여러 대학을 둘러보다 MIT 등 미국 대학 전산학과 학생들이 배우는 책을 봤는데 너무 어려웠다"며 "대학 때부터 핵심기술을 배우는 것이 미국의 저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때 한국 사람이 쉽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C, C++, 자바, php, 파스칼, 비주얼 베이직, C# 등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가 모두 외국, 특히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며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SW 기술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우리의 독창적인 프로그래밍 언어가 없고, 그것에 기반한 기술을 축적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프로그래밍은 이러한 컴퓨터를 제어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프로그래밍 언어 뒤에는 매우 중요한 컴퓨팅 이론들이 숨어 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 대표는 "보통 SW 제품 개발은 라이브러리를 조합하는 것이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는 수학 등 이론을 확고하게 갖춰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았다"며 "7~8년 동안 3~4개의 언어를 개발하고 버리기를 반복한 끝에 지난해 쓸 만한 언어를 개발했고, 1년간 완성도를 높여 최근 세상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 기간 동안 먹고살기 위한 돈벌이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에 전적으로 매달렸다고 한다.

최 대표는 data-p가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바나 C에 비해 장점이 많다고 자신했다.

최 대표는 "data-p는 자바나 C에 비해 이론적으로 완결됐고, 문법이 간단해 빠른 컴퓨터 패러다임 변화를 수용할 수 있으며, 영어를 근간으로 한 자바나 C와 달리 모든 언어를 다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최 대표가 문을 연 data-p 웹사이트(www.data-p.org)에 가면 data-p 인터프리터 프로그램을 내려 받아 써볼 수 있다.

최 대표는 고생 끝에 data-p를 개발했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우선 라이브러리가 많이 개발돼야 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 여러 나라로 확산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뜻을 같이 하는 개발자들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미국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국가와 대학이 밀어주기 때문에 원천기술이을 개발할 수 있지만, 우리는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처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동식기자 ds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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