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운영 TTR-1 수명연장 프로젝트… 첨단 디지털시스템 전환
"작고 오래됐지만 강한 연구용 원자로."

태국원자력연구소(TINT)가 운영하고 있는 연구용 원자로(TRR-1)을 일컫는 말이다. TRR-1은 태국 방콕 시내에서 30여분을 달려 위치한 TINT 내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연구용 원자로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A)사가 지난 1962년 열출력 1㎿급으로 구축한 트리가마크(Triga Mark)-Ⅲ 타입의 원자로다. 우리나라도 서울 홍릉에 TRR-1과 같은 기종인 트리가마크-Ⅱ, Ⅲ가 각각 1962년, 1972년 구축, 운영했었다. TRR-1은 1㎿급으로 구축된 이후 1977년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기 위해 2㎿급으로 열출력을 높인 이래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TINT를 찾아간 지난 23일(현지시간) 50년간 운영되고 있던 TRR-1은 우리의 기술을 통해 한창 업그레이드되는 중이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2009년 3월부터 TRR-1의 성능개선사업에 사업자로 선정, 연구로 계측제어시스템 개선 자문과 연구로 상세 설계 지원 및 검토, 제어 알고리즘 개발 지원 등 연구로 관련 각종 기술 자문 및 컨설팅을 수행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원자력연의 성능개선 프로젝트는 올 하반기 성능개선과 시운전을 거쳐 내년 말 최종 마무리된다. 이를 기반으로 태국이 건설할 연구용 원자로와 상용 원전 건설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태국의 새 연구용 원자로 타당성 및 개념설계에 관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신규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 시 기술협력 강화와 국가간 원자력협력협정 체결 등도 추진하고 있다.

태국 연구로 성능개선사업을 총괄하는 김영기 원자력연 연구로공학부장은 "TRR-1은 작고 오래된 연구용 원자로이지만 아주 많은 일들을 효율적으로 잘 하고 있다"면서 "같은 시기에 동남아 국가에 구축된 같은 기종의 연구용 원자로 중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연구용 원자로 중 대표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물 내 이중문을 거치자 TRR-1이 모습을 드러냈다. TRR-1은 1주일 중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전되고 있으나, 이날은 운전을 중지하고 점검을 받고 있었다. 13명의 연구자들이 근무하며 운전할 때는 3명이 전담한다.

TRR-1은 다목적 및 교육용 연구용 원자로로 중성자 투과시험과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보석 착색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방사성동위원소는 전체 수요의 15%에 달하는 3만명의 암환자의 진단 및 치료 등에 쓰이고 있으며, TINT 연구자는 물론 태국 내 기초과학 연구자 및 학생 등에게 개방돼 각종 기초과학 실험 및 엔지니어링 작업에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성능개선사업의 주 타깃인 주제어실에 가 봤다. 한 눈에 봐도 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다. 1962년 TRR-1 구축 당시 그대로의 모습이란다. 노후화된 예전의 계측제어시스템답게 일일이 사람이 수작업을 통해 연구용 원자로의 운전상황을 체크하고 제어할 수 있는데 이마저 셧 다운(가동 중단)된 상황이었다. 유일하게 연구용 원자로 운전 시 운전원이 원자로의 열출력과 연료봉을 조절하는 제어반만이 1977년 성능개선 때 도입ㆍ운영되고 있었다. 원자력연은 아날로그 계측제어시스템을 첨단 디지털 계측제어시스템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TRR-1을 총괄하는 차나팁(Chanatip) 박사는 "원자력연이 참여하고 있는 기술 자문은 아날로그식의 수동 운전형이던 제어계측 시스템을 자동 운전이 가능한 디지털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TRR-1의 연장 운전과 원자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계측제어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원자력연 측에 기술지원을 요청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RR-1은 방콕 동북부 방향으로 60㎞ 떨어진 옹카라 지역에 10㎿급 대체 연구용 원자로가 건설될 때까지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대체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은 사업자로 선정된 미국 GA사와 태국 정부 간 인허가 문제와 태국 내부의 정치ㆍ경제적 이유로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바람에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기 연구로공학부장은 "이번 성능개선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태국의 신규 연구용 원자로 등을 포함한 원자력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태국과의 원자력 기술협력을 한층 강화하는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방콕(태국)=이준기기자 bongchu@

◇ 사진설명 : 태국원자력연구소(TINT) 내 위치한 연구용 원자로 TRR-1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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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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