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부족` 20곳 건립계획 지연… 폐업ㆍ기업형편의점 전환 속출
국가 지원 프랜차이즈 육성 취지 퇴색

SSM(Super Supermarket) 등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에 대응해 중소기업청이 골목슈퍼를 선정, 우수 점포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해온 `나들가게' 사업이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이 사업의 성패는 나들가게가 SSM과 마찬가지로 각종 공산품을 얼마나 싸게 공급받느냐에 달려있는데, 정부가 추진해온 통합물류센터 건립이 지연되면서 공급 길이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게를 폐업하거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8일 새누리당 박민식(부산 북ㆍ강서갑) 의원에게 제출한 `나들가게 지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기청은 이 사업을 위해 약 2400억원을 투입해 통합물류센터 20개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기청은 예비타당성 조사도 거치지 않은 채 센터 건설 사업을 성급하게 추진했고, 지난해 9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B/C=0.47)이 나와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낮은 경제성 때문에 작년 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2년 예산 심의과정에서 중기청이 요청한 센터 건설 예산은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센터 건설이 늦어지면서 나들가게가 각종 공산품을 계속 비싼 값에 사와야 하다 보니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폐업을 하거나 기업형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5월 말까지 폐업(272개)하거나 기업형 편의점으로 전환한 나들가게(8개)는 총 280개에 달했다.

센터 구축이 계속 미뤄지거나 무산될 경우 폐점하거나 기업형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가게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기청은 나들가게의 폐업률(5.3%)이 다른 중소 유통업체의 폐업률(2009년 기준 12.4%)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수천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국가 지원 프랜차이즈를 육성하겠다는 당초 취지는 퇴색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민식 의원은 "당초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라 중소상인들이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던 나들가게 사업이 통합물류센터 건립 지연과 포기로 용두사미로 전락했다"며 "대형마트, 대기업 SSM 등과 경쟁할 수 있게 하려면 통합물류센터건립 등 가격경쟁력 강화방안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기청은 2010∼2012년까지 3년간 총 1만개의 나들가게 개점을 목표로 2011년 말까지 약 5300개의 나들가게를 개점했고, 올해 말까지 4700개를 추가 개점할 예정이다. 2010년과 2011년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 도입 예산, 환경개선 지원보조금 등으로 약 350억원을 투입했고 올해도 약 33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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