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비한 도시의 물 관리/제리 유델슨 지음/씨아이알 펴냄/396쪽/2만2000원

예년보다 일찍 다가온 여름 날씨에 대한민국은 당황스럽다. 봄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찾아온 초여름 더위에 사람들은 에어컨 먼지를 털어 내기 바쁘다. 하지만 기상이변이 지속되는 이 시기, 더위만 걱정해야 할 게 아니다.

지난해 광화문, 우면산 일대에서 '슈퍼 도시 홍수'가 일어났지만, 관계 당국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올해도 변화무쌍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도시 홍수의 위험은 한발 더 다가왔다. 이에 따라, 도시의 물 관리가 관계 당국의 당면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쿄와 요코하마의 방재시설을 보고, 광화문과 신월동 등 일부 지역에 대심도 터널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도시 홍수는 자연의 순리를 벗어나 설립한 문명이 일으키고 있는 일종의 '부작용'으로 여겨진다. 도시를 비롯한 문명 환경이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국지성 호우가 발생하는 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애초 도시를 설계할 때 물의 순환은 크게 고려하지 않아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해진 탓도 크다. 하지만 지난 재난재해를 통해 우리 사회는 물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조화될 때 도시와 자연의 공존이 가능해진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신간 '기후변화에 대비한 도시의 물 관리'는 도시 물 관리 시스템이 미비한 대한민국, 특히 관계 당국의 필독서다.

지난해 국내 도시홍수로 인해 도시의 물 위기가 이슈로 급부상했지만, 이미 그 전부터 우리나라는 경북구미에서의 단수에 따른 혼란, 수돗물에서의 조류냄새 문제, 에너지 과다사용에 의한 전력공급 부족 등 물 관리 부족으로 인해 고질병을 앓아왔다. 도시 설계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정밀하고 체계적인 설계를 요하는 물 관리 시스템이 없어 앞으로도 끊임없이 재난재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은 도시의 물 위기와 물 부족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 제리 유델슨은 애리조나, 투싼에 위치한 녹색 건축과 지속 가능한 설계 자문회사인 유델슨 회사의 설립자다. 미국 녹색건물협회 등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 활동하면서 도시와 자연이 지속 가능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오랜 기간 열정을 발휘해왔다.

그는 도시에서 물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시하고, 물, 에너지, 도시 개발과 기후 변화 사이에 필수적인 연결고리를 검토해, 건물에서 물을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예컨대 물 재생 시스템과 중수 사용, 현장 하수 처리 시스템, 효율적인 절수기기 설치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 책은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나 기술자, 도시 물관리 정책 당국자 뿐만 아니라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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