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아침식사를 위해 식탁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오늘 날씨와 일정을 체크하고, 출근길 실시간 교통상황을 확인하여 정체가 없는 길로 출근한다.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메일과 SNS를 확인한 후 회사에 들어간다. 회의자료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여 팀원들에게 공유시키고 사무실 밖에서도 태블릿PC를 이용하여 미팅자료를 수정한다.

다양한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일반화된 어느 직장인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10여년 전만해도 상상속에서만 존재했던 생활모습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럼 2020년은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모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지금보다 융합화, 실감화가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사람과 기기, 기기간 연동이 일상화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융합이 가속화되는 초연결 시대가 펼쳐지고, 3D 입체 TV와 초보단계의 홀로그램이 상용화되어 화면상의 세상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물론 만만치는 않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스마트폰 경쟁에서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의 열세를 극복하고 다양한 제품군 출시, 하드웨어 성능 강화 등을 통해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스마트 시대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IT산업구조는 취약한 면이 있다. SW경쟁력은 여전히 뒤떨어져 있고 중소ㆍ중견기업은 약하다. 융합시대에 안착했다고는 하지만 그간 쌓아온 IT강국이라는 지위는 한순간에 뒤집힐 수 있다. 우리는 변화하고 있는 IT산업의 패러다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하드웨어(HW)간 경쟁이 이제는 HWㆍ운영체제ㆍ콘텐츠 등을 아우르는 생태계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IT시장을 주름잡았던 소니 등 일본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미국ㆍ유럽연합(EU)ㆍ일본 등 선진국들은 IT전체 생태계 균형 발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중이다.

우리도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준비하고 있다. 2020년을 목표로 민관이 IT역량을 총결집하여 범부처 중장기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기가코리아(Giga KOREA)전략이 그것이다. 이는 3차원(3D), 4차원(4D), 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를 실시간 양방향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가(Gbps)급 유무선 통신 환경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시간, 공간의 제약없이 기가급의 정보를 유통시키고 서비스할 수 있는 시대가 펼쳐진다. 유무선 통신 서비스가 현재보다 40배 이상 빨라지고, 실감 미디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의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단말 경쟁력을 갖추고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 기술력과 실감 콘텐츠 처리 원천기술도 확보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가전기기가 사용자의 몸 상태를 알아서 점검해 주고, 우리의 아이들이 다른 나라의 아이들과 언어 장벽 없이 의견을 교환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 등 영화에 나올만한 일들이 미래의 일상적인 생활이 될 것이다.

기가코리아가 무엇보다 큰 의미를 갖는 이유가 있다. 미래 기가급 통신을 위한 장비ㆍ부품ㆍ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개발하여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강점 분야인 단말과 네트워크를 고도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강화시키는 생태계 체질 개선을 위한 종합처방이 바로 기가코리아이다. 외국 경쟁기업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개발자를 연결시키는 비즈니스 모델형 생태계를 특화시켰다면, 우리는 단말과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플랫폼 연계를 통해 동반 성장을 견인하는 공생발전형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지경부 뿐만이 아니라 교과부ㆍ국방부ㆍ문화부ㆍ방통위ㆍ국가정보화전략위ㆍ국과위 등 관계 부처가 모두 모여 의기투합을 했다. 기가코리아 범부처 협의체를 구성하여 부처내 힘을 모으고 민간 기업과의 연계도 더욱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기가코리아가 계획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범국민적인 공감대 형성과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단절없는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다. 추동력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비롯한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과 정부가 지닌 역량을 지혜롭게 모아야 한다. 비록 이러한 IT혁신 프로그램이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차별화된 전략과 우리의 저력을 통해 2020년에도 대한민국이 글로벌 IT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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