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효과 미흡… 북한, 글로벌 PCㆍSW제품 버젓이 사용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북한 IT봉쇄령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8일 외신기자들에게 관제실을 공개, '광명성3호' 발사를 모니터링 하는 소프트웨어(SW), 위성궤도 추적 SW 등을 시연했다. 관제실의 PC는 중국에서 반입하거나 부품을 북한에서 조립한 것으로, SW는 북한 기관들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UN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1718호 대북 제재결의를, 2009년 2차 핵실험 후에는 1874호 대북 제재결의를 했다. 이는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 등을 개발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는 것으로 미국, 일본, EU 등은 이에 따라 PC와 SW 등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글로벌 SW 업체 관계자는 "대북 제재로 주요 SW는 물론 윈도 운영체제(OS)도 북한 수출이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관제실 화면을 보면 제재에도 불구하고 PC, 노트북, SW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북한영상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 전자강의실에 HP, 델 컴퓨터 등을 비치하고 있고 미국 솔리드웍스 SW를 사용해 기계 부품을 설계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제22차 전국프로그람경연 및 전시회'에도 북한 관계자들은 외국 PC와 노트북을 사용했다. 이 행사 선전 영상에서 김책공대는 HP, 도시바 노트북을 사용해 각종 SW를 개발했고 국가과학원, 김일성종합대 등도 HP, 델 PC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일성종합대, 국가과학원, 김책공대 등은 북한 미사일, SW 개발 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북 IT 봉쇄령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국 등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OTRA의 추정에 따르면 중국과 북한의 교역규모는 지난 2010년 34억 달러에서 지난해 60억 달러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대북한 수출품목 중 전자기기가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지난 2월 일본 경시청은 북한에 PC와 노트북 수 천 대를 불법 수출한 재일교포 등을 적발한 바 있는데 이들은 중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위장한후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보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북한 기업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며 직접 PC와 SW 등을 조달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SW를 불법 복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UN 결의에 따라 북한에 IT제품 하지 않더라도 일부 국가들이 동참을 안 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

◇ 사진설명 :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지난 8일 외신 기자들의 북한 광명성3호 관제실 방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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