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푸셔코스 라파즈한라시멘트 대표
지난 몇 년간, 건자재 업계는 건설경기 침체와 낮은 제품 가격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오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국제 유연탄 등 연료 및 원ㆍ부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레미콘 업계는 수요부진과 원가압박 때문에, 건설사도 계속되는 건설경기 부진 등의 이유로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런 양상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역학관계가 다른 분야보다 뚜렷한 건자재 업계의 특성을 보여준다. 서로 간에 이익을 크게 침해하지 않으려는 범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하지만 내외부적 요인의 영향으로 균형이 맞지 않을 때도 있다.

건자재 업계의 가격 문제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시멘트 업계는 레미콘 업계를 상대로 시멘트 가격을 올리고 레미콘 업계는 건설사를 상대로 레미콘 값을 올리면 된다. 또 건설사는 발주처를 대상으로 적절한 가격으로 공사를 수주하면 되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다. 각각의 이해관계와 산업의 구조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시멘트ㆍ레미콘ㆍ건설사를 둘러싼 가격 문제의 반복을 최소화하고 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업계 간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는 접근과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사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순망치한 관계라는 점에서 업계와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균형과 발전이라는 큰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선 첫째, 미래지향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 둘째, 시멘트ㆍ레미콘ㆍ건설사는 공생을 위해 화합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건자재 업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자유무역ㆍ공정경쟁이 필수적인 요소로, 시장의 자율적인 활동을 통해 움직여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또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불가항력으로 다가오는 갑작스러운 변화 시기에는 연착륙을 유도하고, 변화를 관리해야 업계의 위기를 막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사실 한국의 시멘트 산업은 전 세계 시멘트 업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공장 설비 운영ㆍ품질ㆍ인적자원 등의 역량이 뛰어나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가격이 공장출하 기준 60달러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시멘트 업계가 거의 파산지경에 이른 것도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의 역할이 최근 건설적인 방법으로 발휘되었다. 이는 고사 직전의 시멘트 산업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건설업체들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호텔, 롯데 슈퍼 타워 등 초고층 건축물 시장은 물론 각종 플랜트 시장에서 리드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최고 수준의 건설업체들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기대치(녹색성장, 지속 가능한 발전, 합리적인 가격 수준의 주택공급, 600미터 수준의 초고층 빌딩 등)에 부합할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을 개발-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 시멘트와 레미콘 산업에 주어져야 한다. 시멘트와 레미콘 산업에서의 혁신과 개발을 위해서는 현재 수준보다 월등히 향상된 재무건전성의 확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산업은 여전히 재무적으로 취약한 상태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혁신을 지속하고 신제품을 공급하며, 녹색성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상호간에 수용 가능한 절차를 통한 가격인상과 재무적 건전성의 확보가 성공의 주요 요소다. 여기에다 정부의 일정 역할과 함께 이해당사자(시멘트ㆍ레미콘ㆍ건설)간의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올해 시멘트와 레미콘 수요도 불확실하다. 이제는 시멘트ㆍ레미콘ㆍ건설사의 대립구도가 아니라 동반관계 설정을 위해 업계의 소통이 더 절실한 할 때다. 이럴 때일 수록 각 업계가 서로 한 발씩 물러서서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다져 지속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시멘트ㆍ레미콘ㆍ건설업계 모두 한 배에 올라탄 공동 운명체이고 이 배는 국가 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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