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익 코오롱베니트 그린사업부 이사
에너지경영에 산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에너지경영이란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조직 구성원 전체가 에너지이용효율 등의 방침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경영활동을 추진하는 것이다. 과거 에너지 관리가 일부 부서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기록하고 원가를 관리하는 업무였다면, 지금의 에너지경영은 전사적으로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ㆍ환경성ㆍ경제성을 관리하고 사회적 평판까지 고려하는 경영활동으로 발전했다.

에너지 사용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관리 수준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목표관리제 때문이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업체는 매년 정부와 에너지 사용량 목표를 협상해 그 양만큼만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사용하던 시대가 끝났다.

둘째, 작년 9월에 발생한 정전사태 때문이다. 그간 우리나라 산업계는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았다. 그러나 초유의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으면서 전기요금 인상과 불안정한 공급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이 늘었다.

셋째, 겨울철 전력 비상수급 대책 때문이다. 정부는 전력 10% 감축 등 겨울철 에너지사용 제한을 작년 12월 5일에 공고하고 열흘 뒤에 시행했다. 감축이행이 불가능한 업체는 공고 4일 안에 사유서를 제출토록 했다. 산업계의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에너지 소비와 효율에 대한 정부의 통제 강화, 전기요금 인상 압박과 공급의 불안정성 증대, 급작스러운 규제 신설이 에너지경영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산업계도 에너지경영의 국제 표준인 ISO50001 인증 취득, 에너지경영시스템(EnMS) 도입 등으로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일부에서는 국제인증 취득과 시스템 도입만으로는 에너지경영이 완료되었다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인증 취득이나 시스템 도입은 에너지경영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단계일 뿐이다. 에너지경영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사업장에서부터 최고경영진까지 다음과 같은 체계를 구축하고 실천해야 한다.

우선 기업의 성장과 에너지 사용의 탈동조화(decoupling)를 실현해야 한다. 제품 생산과 에너지 소비의 비례 관계를 깨기 위해서는, 고효율 설비를 적극 도입하고 저에너지 생산 설비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한 번 사용된 에너지나 제품을 자원으로 환원하는 패러다임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한편 에너지 자급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전기를 한전에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이번 정전사태에서 드러났다. 단기적으로는 지역 발전소나 민간 발전업체 등과 계약해 비상시 전기 공급원을 바로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나 스마트그리드에 적극 투자해야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외부 변수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한파, 국제적 규제와 국내 정책의 강화, 에너지 소비 패턴의 변화, 경쟁사의 에너지 독과점 등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에너지경영은 수년 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보완될 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IT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경영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전 과정에 걸쳐 에너지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외부 변수에 따라 제품별 설비별로 최적의 에너지 사용량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는 사원에서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신속하게 전달되고, 이해관계자가 에너지 사용 정책을 실시간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ISO50001 체계를 갖출 때 반드시 IT 기반의 에너지경영시스템도 도입해 에너지경영이 효과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에너지경영에 관한 관심만큼이나 에너지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특히 산업계 경영진은 이러한 변화에 민감해져야 한다. 자칫 에너지경영에 소홀하다간 공장 가동이 몇 시간 멈추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업이 존폐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에너지경영이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