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개발사업 속속 가세… 외국계ㆍ국내 전문기업과 대결양상
올해 2차전지 소재 개발 뛰어든 대기업들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국내 전문기업간 경쟁 구도가 다각화하면서 시장 판도역시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차전지 4대 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기 시작한 포스코켐텍ㆍ한화케미칼ㆍGS칼텍스ㆍLG화학ㆍ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들이 올해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지난해 11월부터 충남 연기 공장에서 시작한 음극재 시험생산을 마치고 올해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올해 약 3000톤 가량을 생산할 전망으로 지난해와 같이 중국에서 수입한 천연흑연광 외에 포스코의 포항 및 광영제철소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콜타르와 조경유를 활용한 인공 흑연을 원료로 한 음극재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로 평가용 샘플을 생산해 주로 삼성과 LG 등 국내 완제품업체들과 해외 업체들에 공급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면서 "현재 올해 목표 생산량과 관련 투자규모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JXNOE(구 신일본석유), 애경유화와 손잡고 음극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 최대 에너지기업인 JXNOE와 합작사인 파워카본테크놀러지(PCT)를 설립한 GS칼텍스는 올해부터 연산 2000톤 규모의 소프트 카본계 음극재를 본격 생산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해 연산 4000톤 규모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양극재와 분리막을 생산 중인 SK이노베이션은 애경유화와 공동으로 음극재의 원료인 하드카본 생산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기술을 개발하면 음극재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현재 전해질 생산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외부에서 조달해 온 분리막을 오는 8월부터 자체 생산한다. 현재 2차전지 소재 중 양극재와 전해질을 생산하고 있는 LG화학은 소재사업 육성을 위해 8월부터 충북 오창 공장에서 1개 생산라인을 가동해 분리막을 양산할 예정으로 연내에 1개 라인을 추가해 내년부터는 2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개발을 진행해 온 양극재의 성능테스트와 시생산을 마치고 올해 양산에 착수한다. 회사측이 개발한 양극재는 세계 최초로 액체와 기체의 물성을 동시에 갖는 초임계 유체의 물성을 이용한 `초임계 수열합성법' 기반으로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대기업들의 사업 본격화가 경쟁구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우선 일본을 비롯한 외국업체들을 상대로 소재 국산화율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관건이다. 일본과 전 세계 1ㆍ2위를 다투고 있는 완제품과 달리 소재 국산화는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2차전지 4대 소재 중 음극재의 국산화율은 1%에 불과한 상태로 분리막도 25%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전해질과 양극재가 각각 86%와 70%로 상대적으로 높은 게 위안거리다.

또 투자규모 면에서 대기업들이 연구개발(R&D)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 전문기업들보다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 등이 주목된다. 국산화율이 높은 양극재와 전해질의 경우에는 에코프로ㆍ엘앤에프신소재ㆍ코스모화학ㆍ휘닉스소재(이상 양극재), 후성ㆍ파낙스이텍ㆍ솔브레인(구 테크노세미켐ㆍ이상 전해질) 등 전문업체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업계간 협력과 갈등에서 지난해 12월 포스코는 보광그룹 계열사인 휘닉스소재와 오는 3월 양극재 및 음극재 제조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제휴한 반면 같은 시기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분리막 코팅기술과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재 개발은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투자를 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승부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대부분 사업화 단계로 최소한 올해 이후에나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쟁 구도 변화는 서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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