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한 중소기업이 채혈할 필요가 없는 혈당체크기 개발에 성공한다. 손가락만 대면 모니터에 바로 수치가 표시되고,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자가 체크가 가능한 전자혈당계다. 문제는 판로 개척인데, 마침 자사의 스마트폰에 토털 메디컬시스템을 접목시키려는 한 전자회사가 이 혈당체크기에 관심을 보이면서 실용화 작업에 속도가 붙는다.
최근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를 국내 직장인들의 현실에 빗댄 설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의 내용이다. 그런데 만약 이와 똑같은 제품이 지난해 10월 이전에 국내서 나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같은 첨단 메디컬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휴대전화인지, 의료기기인지 규정할 근거가 없어 출시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몇 해 전 혈당측정 기능이 있는 '당뇨폰'이 국내서 개발됐지만 의료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돼 시장 진출에 좌절을 겪은 바 있다. 융합 신제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각종 인허가를 받기도 어렵고, 판매도 이동통신 대리점이 아닌 의료기기 전문 대리점이나 의료기기 판매 신고를 한 매장에서만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례들은 기술 융합이 활발해지고, 관련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급속히 늘었다. 체지방 측정폰, 헬스케어 의류, 트럭지게차 등이 모두 비슷한 사정으로 발목을 잡혀 빛을 보지 못했다. 물 위를 나는 수송비행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위그선도 선박과 비행기 사이에서 구분이 모호하다며 표류해 상용화 목전에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들은 지난해 산업융합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돌파구를 찾게 됐다. 산업융합촉진법은 과거 칸막이식 산업의 틀에 제한돼 있던 법령과 제도를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도록 정비, 융합 신산업이 본격 육성될 수 있는 실질적 지원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련 인프라 구축에서부터 인력 양성, 기업 애로 해결을 위한 옴부즈만 사무소 설치 등 중소기업의 산업융합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폭넓게 담았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융합신제품 적합성인증제도다. 법적 기준이나 규격이 없어 아예 출시도 못 하고 사장되는 일을 막기 위해 '패스트 트랙'(Fast-Track)으로 6개월 안에 인증을 내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올해 1월 말에는 산업융합지원센터도 문을 열었다. 지식경제부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설치한 산업융합지원센터는 신기술 개발, 중소ㆍ중견기업의 융합 신제품 상용화 지원, 관련 시장 조사ㆍ분석 및 정책 기획 등 융합 신산업 창출을 촉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의 책임을 지고 출범했다. 특히 중소ㆍ중견기업들에게 신제품 발굴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 실용화를 촉진하는 데 힘을 실을 계획이다.
산업융합은 '하이테크'(High-Tech)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기존 자원의 결합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이 크다. 2008년 8조6000억 달러였던 세계 융합시장이 3년 여 만에 20조 달러를 바라볼 만큼 규모가 커진 것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국가 주력산업의 지속 경쟁력 확보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과제를 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과 제품, 제품과 서비스, 서비스와 서비스의 창의적 결합이 창조해 낼 산업융합의 영토는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이미 기존의 센서기술, 3D영상기술, 음향기술 등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창의적으로 재조합해 스크린 골프시장을 개척해 낸 경험을 갖고 있다. 혁신적인 컨셉트만 있으면 중소기업도 얼마든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산업융합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가 21세기를 하이테크(High-Tech)가 '하이 컨셉트'(High-Concept)에 밀려나는 융ㆍ복합 시대로 규정한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의 미래 해답도 역시 '산업융합'의 미래에서 찾아야 할 것이란 얘기다.
한 중소기업이 채혈할 필요가 없는 혈당체크기 개발에 성공한다. 손가락만 대면 모니터에 바로 수치가 표시되고,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자가 체크가 가능한 전자혈당계다. 문제는 판로 개척인데, 마침 자사의 스마트폰에 토털 메디컬시스템을 접목시키려는 한 전자회사가 이 혈당체크기에 관심을 보이면서 실용화 작업에 속도가 붙는다.
최근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를 국내 직장인들의 현실에 빗댄 설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의 내용이다. 그런데 만약 이와 똑같은 제품이 지난해 10월 이전에 국내서 나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같은 첨단 메디컬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휴대전화인지, 의료기기인지 규정할 근거가 없어 출시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몇 해 전 혈당측정 기능이 있는 '당뇨폰'이 국내서 개발됐지만 의료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돼 시장 진출에 좌절을 겪은 바 있다. 융합 신제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각종 인허가를 받기도 어렵고, 판매도 이동통신 대리점이 아닌 의료기기 전문 대리점이나 의료기기 판매 신고를 한 매장에서만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례들은 기술 융합이 활발해지고, 관련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급속히 늘었다. 체지방 측정폰, 헬스케어 의류, 트럭지게차 등이 모두 비슷한 사정으로 발목을 잡혀 빛을 보지 못했다. 물 위를 나는 수송비행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위그선도 선박과 비행기 사이에서 구분이 모호하다며 표류해 상용화 목전에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올해 1월 말에는 산업융합지원센터도 문을 열었다. 지식경제부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설치한 산업융합지원센터는 신기술 개발, 중소ㆍ중견기업의 융합 신제품 상용화 지원, 관련 시장 조사ㆍ분석 및 정책 기획 등 융합 신산업 창출을 촉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의 책임을 지고 출범했다. 특히 중소ㆍ중견기업들에게 신제품 발굴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 실용화를 촉진하는 데 힘을 실을 계획이다.
산업융합은 '하이테크'(High-Tech)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기존 자원의 결합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이 크다. 2008년 8조6000억 달러였던 세계 융합시장이 3년 여 만에 20조 달러를 바라볼 만큼 규모가 커진 것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국가 주력산업의 지속 경쟁력 확보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과제를 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과 제품, 제품과 서비스, 서비스와 서비스의 창의적 결합이 창조해 낼 산업융합의 영토는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이미 기존의 센서기술, 3D영상기술, 음향기술 등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창의적으로 재조합해 스크린 골프시장을 개척해 낸 경험을 갖고 있다. 혁신적인 컨셉트만 있으면 중소기업도 얼마든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산업융합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가 21세기를 하이테크(High-Tech)가 '하이 컨셉트'(High-Concept)에 밀려나는 융ㆍ복합 시대로 규정한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의 미래 해답도 역시 '산업융합'의 미래에서 찾아야 할 것이란 얘기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